시각적인 상식을 촉각적인 자극으로 변화하게 한다.
색이 바랬다. 색이 빠지는 이유는 다양하다. 직사광선을 쐬거나 오랜 시간이 지나거나, 아니면 색을 인식하는 주체의 감성의 변화다. 우리네 마음은 알기 어려운 점은 마음의 변화에 따라 세상이 달라보인다는 점이다. 영화 《이터널 선샤인》의 감독 미셸 공드리는 영화 《무드 인디고》를 통해 색과 미장센을 초현실적으로 그려낸다.
코랭(로망 뒤리스)은 일을 하지 않아도 먹고 살만한 능력이 있다. 그의 절친 시크(게드 엘마레)는 철학자 장 폴 파르트르(필립 토레톤)에게 심취되어 그의 컬렉터가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두 남자에게 짝이 나타나는데, 클로에 (오드리 토투)와 알이즈(에이시 마이가)다.
코랭 커플과 시크 커플은 서로 대비되고 있다. 코랭은 사랑에 주목하는 반면 시크는 자신의 욕망에 기대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절친인 코랭의 결혼식 가는 길에도 장 폴 파르트르의 책과 마네킹을 보고 사들이는 모습은 시크의 욕망을 잘 보여준다.
미셸 공드리는 영화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자극들을 전복시킨다. 창밖에서 들어오는 빛을 만지는 장면은 시각적인 상식을 촉각적인 자극으로 변화하게 한다. 수도꼭지에서 뱀장어가 나오거나 기계 안의 인간들, 티비 속의 주방장과 소스를 주고 받거나, 요리들은 살아있듯이 움직이고 있다.
과거의 초현실주의자들은 환상적인 장면들은 만들어 내곤 했는데, 그들에게는 결코 환상이 아닌 실재였다. 항간에는 정신분열증 집단들이라며 마약중독자라며 말하기도 했지만, 사실 그들의 시각은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 우리에겐 세상이 정해준 상식의 범위를 언제든 넘어설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그건 '감성'이다. 감성이 주는 무한함은 세상의 물리법칙쯤은 언제든 무시할 수 있다.
영화 《무드 인디고》는 감성의 무한함과 동시에 감성이 수그러들면 주어지는 무색함까지, 더불어 영화 속의 드러나는 현실적인 문제들은 너무나도 잔인하게 표현된다. 색이 바래지는 것은 감성이 무뎌디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