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지금이라도 가려면 갈 수 있지! 그럼그럼
나는 힙하다는 말을 좋아한다. 사실 정확한 뜻은 모르겠으나 규칙보다 자유를 좋아하고 괜히 멋진 말 같아서 좋아한다. 아이들을 무조건적으로 자유롭게 키우는 편은 아니다. 어쩌면 더 엄한 면이 있을 때도 많은 것 같다. 아니 마냥 오냐오냐 하지만은 않는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요즘 나의 관심사는 sns 운영과 브랜딩이다. 브랜딩이라 하면 어렵게 느껴지고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의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그러는 중 내가 멘토로 생각하시는 분께서 도움을 주시려고 “분명 잘하시는 게 있을 거예요. 숙세미님은 무슨 전공을 하셨어요?”라고 물어보셨다. 그때 나의 대답은 1초도 안되어 “저 대학 안 갔어요.”라고 말했다.
그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나의 선택이었고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취업을 하고 싶었고 합격했고 거기서 지금의 신랑을 만났다. 3년을 연애하고 결혼해서 아이들을 낳고 내가 꿈에 그리던 유쾌한 가족을 완성했기에 후회할 이유가 없다.(23살에 결혼하는 것이 꿈이었으니 그것도 이룬 셈이다.)
순간 그분도 당황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내 “오 요즘은 그런 게 더 좋아요~ 그런 것들이 나의 또 다른 스토리가 될 수도 있지요.”라고 하셨다. 그때 깨달았다. 나의 모든 것이 이야기’ 거리’가 된다는 것을.
나는 아이들에게 대학교는 꼭 가야 하는 곳이라고 말한 적은 없다. 단, 지원은 고등학생 때까지이고 공부를 더 하고 싶어 대학교를 가고 싶다면 등록비까지는 마련해 줄 것이다. 그 이후에는 취업을 하든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어 학비를 충당하든 너희의 몫이라고.
집집마다 다를 것이다. 넌 꼭 의대에 가서 의사가 되거라. 교대에 가서 선생님이 되거라. 법대에 가서 판사님이 되거라. 가정환경에 따라 육아 가치관에 따라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2년 전인가 아이가 “누구는 꼭 대학에 갈 거래. 대학은 꼭 가야 하는 거라잖아”하며 울그락불그락 했었다.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그렇게 기분 나빠하냐고 물었더니 정말 생각지도 못 한 답이 돌아왔다. “그냥 놀리는 것 같아서. 우리 엄마 대학교 안 갔는데”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나는 정말 빵 터져서 박장대소를 했다. 너 이 자식 혹시 엄마가 부끄러웠던 거냐고 엄마가 불행해 보이냐고.
엄마의 선택으로 여기까지 왔고 그랬기 때문에 너를 만날 수 있었다고 이야기해줬다.
아이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기 때문에 신선하게 다가왔다.
대학교에 입학했지만 졸업 못 한 사람들도 많고 본인의 전공대로 살아가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대학생활을 값지게 지낸 사람도 있는 반면 허송세월을 보낸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학벌, 출신으로 큰소리치는 사람은 내세울 것이 ‘그것밖에’ 되지 않나 보다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은 지금의 행복,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명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자랐으면 한다. 힙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