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학년, 중요한 것은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by 쑥쑥쌤

초등 1학년을 앞두면 부모의 마음에는 생각이 하나둘 더해집니다. 학교생활을 잘 해내는 모습, 수업에 잘 참여하는 태도, 친구들과 문제없이 어울리는 장면들을 자꾸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그런데 교실에서 아이들을 지켜보다 보면 이 시기에 아이들이 하고 있는 일은 우리가 생각하는 '잘함'과는 조금 다른 방향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1학년 아이들은 학교라는 낯선 공간 안에서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하루를 보내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줄을 서는 법을 배우고, 규칙이 있는 공간에 몸을 맞추고, 쉬는 시간과 수업 시간을 오가며 하루의 리듬을 익혀 갑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잘 맞지 않는 친구와는 거리를 두는 법을 배우고, 나와 성향이 다른 친구와도 같은 공간에 함께 있는 경험을 합니다. 조금씩 말을 걸어보기도 하고, 어색함 속에서 가까워지는 방법도 익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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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을 앞에 두고 의자에 앉아 선생님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언제 손을 들고 언제 기다려야 하는지 알아가는 일도 아이들에게는 모두 처음 겪는 배움입니다. 눈에 띄는 성취는 아니지만,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서 아이는 자기 하루를 감당하는 법을 배워 갑니다.


그래서 초등 1학년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무엇을 잘하느냐보다 학교에서 보내는 하루하루의 일정 속에서 아이 스스로 감당해야 할 몫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하루를 보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숨을 고르고, 내일 또 등교할 수 있게 되는 그 반복 속에서 아이는 자라고 있습니다.


부모의 눈에는 그 변화가 더디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실에서 만나는 아이들은 각자의 속도로, 각자의 자리에서 분명히 자라고 있습니다. 교실에서의 아이들은 우리가 걱정했던 모습 그대로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입학할 때보다 조금 더 편안한 얼굴로, 조금 더 익숙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아이가 무엇을 해냈는지로 하루를 판단하기보다 학교에서 마주한 상황들을 아이 나름대로 어떻게 지나왔는지를 중심으로 바라보는 것이 좋습니다.


초등 1학년,

아이의 하루는 아직 매끄럽지 않습니다. 친구와 잘 놀다 갑자기 혼자 있고, 규칙을 알았다가 잊어버리고, 잘하다가도 울고, 괜찮아 보이다가도 집에 와서야 긴장이 풀리는 날들.


이 모든 하루를 ‘잘한 하루 / 못한 하루’로 나누지 않을 때 그 시간은 아이의 연습과 경험으로 남게 됩니다.


어떤 날은 친구와 어울렸고, 어떤 날은 혼자 있는 시간이 더 편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 어느 쪽도 지금 이 시기에는 잘못된 하루가 아닙니다.


이렇게 하루를 바라보기 시작하면 아이의 하루는 부모의 기대를 채우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 자신이 자라기 위한 시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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