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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홍정수
Aug 30. 2019
1, 2, 3단계 솔직
1단계.
당신이 내게 말을 걸고, 나는 일단 웃어. 당신을 만나서 그저 기쁜 것처럼. 당신을 만나기 위해 세팅된 사람처럼.
당신이 걸어 들어오기 30초 전까지 나는 세상이 모두 등 돌린 것 같은 기분 속에 있었어. 하지만 드러낼 필요는 없잖아.
당신은 내게 물어 "별 일 없지?" 나는 대답해 "물론이지"
당신은 내 기분을 바꿔주려고 날 만난 것도 아니고, 사실은 내 기분이 어떤지도
정말로
궁금하지는 않잖아.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나도 당신의 기분이 그리 궁금하지는 않으니까. 그리고 우선 웃다 보면 잊게 되기도 하지. 그러니 일단 웃어.
2단계.
"얼굴이 안 좋은데, 무슨 일 있어?" "..."
미안해 구구절절 설명하고 싶진 않아. 우리, 만날 때마다 미소 짓는 가면으로 위장해야 하는, 그런 사이까진 아니지, 그런 거지?
그럼, 말은 안 해도, 거짓말은 안 할게.
얼굴도 다물고 입도 다물게.
3단계.
내 기분을 애써 숨기지 않는 사람들에게 난 늘 상처를 준다. 정확히는 가족, 대다수는 엄마.
사후에 미안할 걸 알면서도 결국 모든 걸 드러내고 쏟아내 버리는 이유는, 그들만이 내 감정에 진정으로 연연하기 때문이다.
한 명이 그 범주에 더 들어왔다. 보고 싶지 않았을 본모습을 하나 더 보게 된 그가, 이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않기만을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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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차 신문기자입니다. 그것과 관련이 있는 일들, 무엇과도 관련 없는 것들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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