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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욱 Aug 03. 2019

소주가 삼겹살과 어울리는 진짜 이유는?

술과 음식의 궁합

술과 음식의 궁합은 전 세계 어딜 가나 늘 함께한다. 독일의 소시지와 맥주, 프랑스 와인과 치즈, 고량주와 기름진 중국 요리는 이제 상식적으로 누구나 다 아는 술과 음식의 궁합이다. 프랑스에서는 와인과 음식의 궁합을 남성과 여성의 결혼에 비유해 ‘마리아주’(Marriage)로 불렀고, 이제는 다양한 술의 세계에서도 이 마리아주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소주에 삼겹살이 어울리는 이유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마리아주는 뭐가 있을까? 아마도 소주에 삼겹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일까? 삼겹살집에 가면 남은 소주로 테이블을 닦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물로 닦으면 기름이 눌러앉는 경우가 있지만, 알코올로 닦으면 기름 분자가 분리되면서 단번에 닦이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입안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 입안에 가득 찬 삼겹살 기름을 소주의 알코올로 헹궈주면 한결 깔끔해진다.


고량주와 중국음식은?

중국 음식에 고량주가 잘 어울린다는 이치도 비슷하다. 기름진 중국음식에 알코올 도수가 높은 고량주 한 잔을 곁들이면 마찬가지로 입안의 기름을 깨끗이 식도로 넘겨준다. 따라서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은 기름진 음식에 잘 어울린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


위스키와 음식의 궁합은?

그렇다면 위스키 및 코냑 등은 왜 음식과 자주 먹지 않을까? 이러한 술은 알코올 도수는 높지만 초콜릿, 아몬드, 바닐라 향 등 단맛이 나는 향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단향은 음식과 어울리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맛있어도 아이스크림과 음식을 같이 먹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래서 음식과 즐기는 경우는 얼음과 탄산수를 넣어 향과 맛을 희석해서 마시는 하이볼이 어울리는 것이다.


치킨에 맥주가 어울리는 이유는?

그렇다면 치킨에 맥주가 잘 어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표적인 이유는 바로 탄산이다. 맥주의 탄산이 기름진 맛을 못 느끼게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탄산은 미각을 둔하게 한다고 볼 수 있다. 서울대 푸드 비즈니스랩 문정훈 교수는 탄산이 빠진 콜라가 더욱 달게 느껴지는 것은 단맛이 많아져서가 아니라 탄산이 빠짐으로써 단맛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술과 기름진 음식의 과제
기름진 음식과 증류주의 궁합은 맛에서는 애주가들 입장에서 맛의 궁합은 좋을 수 있으나 건강학적으로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술을 많이 섭취하면 지방간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아주 간단히 설명하자면 간이 알코올을 대사하는 데 집중을 하게 되면 지방을 덜 분해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남겨진 지방이 지방간이나 간경화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의학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기름진 음식을 아예 배제하고 마시는 것도 좋지 않다. 기름진 음식이 위장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위벽을 코팅을 해주고, 그에 따라 소장에서 알코올 흡수가 천천히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빨리 취하는 것을 막아준다. 와인에 치즈가 잘 어울리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이유이며, 이 때문에 유럽의 수도원에서는 치즈와 와인을 함께 만들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음식과 술은 적당히 즐겨야 한다는 것. 알고 보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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