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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욱 Nov 14. 2020

와인이 기독교의 상징이 된 이유

와인의 의미

어릴 적 친구 따라 교회를 가면 성찬식이라는 의식을 맞이하곤 했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직전, 최후의 만찬 때 자신의 죽음을 기념하여 빵과 와인을 나누라는 복음서 말씀을 따르는 의식이다. 그리고 와인은 예수의 피고, 빵은 자신의 살이라고 말한다. 왜 그토록 하고 많은 술 중에 와인이 예수의 피라고 지칭했던 것일까? 와인의 색이 단순히 피의 색과 유사해서 그런 것일까?


실은 의외로 와인을 자신의 피라고 일 컷은 기록은 꽤 많다. 대표적으로 기원전 3000년 경, 수메르인의 와인의 여신 게스틴(Gestin)은 자신의 피는 와인이며, 흙과 함께 섞어서 인간을 만들었다고도 기록하고 있다. 이미 와인은 조지아와 이란을 거쳐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그리고 페니키아 인을 통해 그리스와 로마로 전파해 나갔다. 즉, 기독교인만의 문화는 아니었다는 부분이다.


하지만 여기서 예수의 부활이 일어난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는 3일 만에 다시 살아난다고 성경에 기록하는데, 이것이 와인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바로 부활했다는 예수의 삶이 포도나무와 와인과 유사하다고 유럽인이 봤기 때문이다.


레오나르드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성찬식의 기원이기도 하다.


포도나무는 수확을 끝내고 가을이 되면 철저하게 말라비틀어진 존재가 된다. 그냥 보면 마치 죽었다고 느껴질 만큼 볼품이 없다. 하지만, 봄이 지나 여름이 되면 죽었다고 생각했던 가지에서 수많은 잎이 나오며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게 된다. 즉,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게 된 것이다. 또 하나는 와인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포도를 띁어야 한다. 여기서 띁기는 그의 인생을 이야기를 했고, 띁어진 포도송이는 발로 밟아 짓이겨서 와인을 만든다. 인간에게 처절하게 밟히고 모욕당하는 부분과 연동이 된다. 무엇보다 이러한 힘든 과정을 거친 후에는 너무나도 영롱한 와인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즉, 힘든 역경을 거치고 다시 새로운 삶을 보이는 예수의 모습과 일치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예수의 피를 상징하는 것이 와인이 되었고, 중세시대만 하더라도 이 와인은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없는 것이었다. 수도원에서 성직자들이 귀하게 만드는 것이었으며, 이렇다 보니 특권층이 즐기는 술이 되어 버리게 된다.


지금은 와인(특히 레드와인)을 오크통에 숙성해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원래는 암포라라는 항아리에서 숙성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카이사르가 갈리아 원정(프랑스 지방 등)을 떠나고, 거기서 오크통에 맥주를 담아 만드는 게르만인을 발견한다. 이후, 항아리 숙성보다는 나무로 된 오크통에 이동 및 숙성에 훨씬 편리하다는 것을 알고, 점차 이 오크통을 와인 저장고로 사용하게 된다.


오크통을 사용한 계기

오크통이 가장 많이 발달하게 된 계기는 실은 수출이었다. 중세시대 이미 프랑스 보르도에서 영국으로 꾸준히 수출을 진행했기 때문. 수출을 하기 위해서는 용량의 규격화가 필요했고, 그렇다 보니 오크통의 크기가 일정 수준에 맞게 끔 제작이 되었다. 이때 당시에는 정확한 저울이 없어서 용량을 재기가 수월하지 않았는데, 와인이 담긴 오크통을 쳐보고 '통'이라는 소리가 나면 꽉 찼다고 인식했다. 그리고 여기서 유래한 무게 단위가 바로 '톤(ton)'이다. 참고로 100년 전쟁 전에는 프랑스의 보르도 지방(가스코뉴 지방)의 영국의 땅이었는데, 프랑스가 계속 빼앗다 보니 이 지역을 지키기 위해 100년 전쟁을 일으켰다고 분석하는 역사학자도 있다. 그곳에서 나오는 세금과 풍부한 와인이 영국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자였기 때문이다.


메이플라워호도 와인 화물선

근대를 거쳐 절대왕정의 시기에 들어와서도 와인 교역은 멈추지 않았다. 대표적인 화물선이 주로 와인을 실던 화물선이었다. 1620년 종교의 자유를 찾아 미국을 찾은 청교인 102명이 탄 메이플라워호(Mayflower)도 다름 아닌 와인 화물선이었다.


참고로 성찬식에 주로 쓰이는 와인은 직접 빚는 곳도 있지만, 와인 애호가가 마시는 고가의 제품이 아닌. 저렴하고 달콤한 스위트 와인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그렇게 맛있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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