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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욱 Jan 27. 2021

생맥주와 치킨, 그 궁합의 진실은?

알고 보면 신기한 술과 음식의 궁합 제1편

와인에는 술과 음식의 궁합이라는 마리아주(marriage)란 프랑스어가 있다. 술과 음식을 결혼에 비유한 이 표현 중 대표적인 것이 레드 와인과 육류, 화이트 와인과 생선 요리가 잘 어울린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요리에 대한 궁합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18세기 프랑스부터. 이때부터 와인은 유리병, 코르크 마개 등을 사용하면서 엄청난 품질향상을 하게 되며, 세밀하게 음식과 술을 나누는 문화가 커져간다. 


레드 와인에는 육류가, 화이트 와인에는 생선요리, 그 이유는?

그렇다면 왜 레드 와인에는 육류 요리, 화이트 와인에는 생선요리라고 이야기하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화이트 와인에는 다양한 신맛이 있는데, 이것이 마치 생선요리에 뿌리는 상큼한 레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 육류요리에는 잡내를 잡기 위해 향신료가 필요할 때, 레드 와인이 가진 스파이시한 향과 타닌감 등이 이러한 향신료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예외는 얼마든지 있어

하지만, 예외는 얼마든지 있다. 진한 소스가 들어간 생선요리는 굳이 레몬이 필요 없다. 이러한 경우 화이트 와인과 잘 안 맞는 경우가 있으며, 육류라도 닭고기와 같은 흰 살 고기 요리에는 오히려 화이트 와인이 어울린다고 말을 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최근 화이트 와인이 오크통 숙성을 하면서 나무의 향미가 들어가고 레드 와인과 같은 묵진한 맛을 가지게 된다. 레드 와인 역시 포도 품종에 따라 진한 맛보다는 가벼운 맛을 추구하는 경우가 있어 이 둘의 경계는 계속 허물어져가는 상황이다. 



탄산 빠진 콜라가 달아지는 이유

그렇다면, 한국의 술과 요리의 궁합은 어떻까? 우선 한국인의 소울 푸드인 치킨. 치킨 하면 생각나는 술은 바로 맥주다. 이렇게 치킨과 맥주가 잘 어울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맥주의 탄산감이 치킨의 기름진 맛을 잘 잡아주기 때문이다. 음료 속의 탄산은 자극이 강해 다른 맛을 잘 못 느끼게 하는 경우가 있다. 탄산 빠진 콜라를 마시면 맛이 달게 느껴진다(feat 말술남녀 문정훈 교수). 이 이유는 정말로 맛이 달아진 것이 아닌, 탄산이 빠짐으로써 진짜 단 맛이 드러나는 것이다. 결국 생맥주의 탄산은 치킨의 기름진 맛을 못 느끼게 하는 마치 혀의 마비 증상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그렇다면 같은 탄산이 있는 스파클링 와인과 치킨은 잘 어울릴까? 의외로 잘 어울린다. 스파클링 와인도 많은 탄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스파클링 와인 중에서도 달콤함을 표방하는 제품이라면 맥주만큼은 어울리지는 않는다. 우리가 주스와 반찬을 같이 안 먹는 이유가 달콤한 음료는 기본적으로 음식과 매칭이 잘 되지 않는다. 그리고 단 음료를 계속 먹으면 음식의 맛을 즐기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콤한 음료는 식사 전이나 후가 어울린다. 


치킨과 병맥주의 궁합은?

그렇다면 치킨과 병맥주는 잘 어울릴까? 같은 맥주니 충분히 잘 어울릴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다른 것이 있다. 생맥주는 받아서 바로 마실 수 있지만, 바로 병맥주는 잔에 따라 줘야 한다. 그런데 이때 치킨도 먹아야 한다. 그렇다 보니 손에 기름이 묻는다. 기름 묻은 손으로 남도 병을 만지고, 나도 그 기름 묻은 병을 만져서 상대방에게 따라줘야 한다. 비위생적이고 거추장스러운 과정이 생기게 된다. 그렇다 보니 병맥주와 치킨을 많이 즐기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생맥주와 치킨은 한 손에 하나씩 들고 마실 수 있는 간편함의 궁합도 잘 맞는 역할도 한다. 


의외로 잘 어울리는 샴페인과 파전

굳이 남을 따라줄 필요도 없는 콜라 역시 치킨이나 피자, 햄버거와 잘 어울리는 궁합이 되어 버렸다. 다만 맥주만큼 많이 먹지는 않는다. 아무리 탄산이 있어도 너무 단 것은 오래 못 마시기 때문이다. 참고로 스파클링 와인과 의외로 잘 어울리는 음식이 파전이다. 파전 역시 기름기가 많은 음식. 이러한 기름기를 샴페인의 탄산이 잡아주고, 젓가락으로 집어 먹는 이상 손에 기름 묻을 일이 없다.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병을 들고 잔에 따라 마시거나 따라 주는 것이 편안한 것이다. 결국, 술과 음식의 궁합은 맛과 맛의 조합도 있지만, 술잔과 식기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으며, 서양 술과 우리 음식이 맞을 수 있다는 것도 보여준다. 


포기 못하는 치맥

참고로 치킨과 맥주의 궁합은 건강상 안 좋다고 말하는 전문가가 많다. 지나친 알코올과 지방의 섭취는 지방간 등으로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치맥을 포기할 수는 없다. 험난한 코로나 생활의 '정신적 건강'에 도움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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