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홈술, 늘어나는바틀샵
홈술의 영향으로 전통주 바틀샵 시장이 커지고 있다. 수년 전만 하더라도 전통주 바틀샵이라는 단어 자체도 없었으며, 설령 유사한 것이 있더라도 인사동 및 명동 등 기념품 가게에 조금 보일 뿐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단순한 기념품으로 구입해서 누구에게 선물 주기가 아닌, 실제로 소비자가 구매하고 마시기 위해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단순히 홈술의 영향이 아니다.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전통주 업계의 창의적인 모습에 MZ세대들이 응답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또 창의적인 콘텐츠로 등장, SNS 등에 새로운 콘텐츠로 재생산된다. 결국, 콘텐츠 마케팅이 선순환되는 구조를 가지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년 초에 등장한 전통주 바틀샵은 올해에도 그 영역을 확장시키며 전국에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 의미로 최근에 등장한 작지만 귀여운 전통주 바틀샵을 소개해 본다.
금호동 애주금호 - 교육과 가벼운 식사도 가능한 멀티 바틀샵
2019년 국가대표 전통주 소믈리에 대회 1위 수상자 천수현 씨가 운영하는 전통주 및 내추럴 와인 바틀샵이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되는 이 공간에는 내추럴 와인 200여 종과 프리미엄 막걸리 및 전통주 300여 종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가대표 전통주 소믈리에가 운영하는 공간인 만큼 전통주 입점에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다. 입점 전 테이스팅은 물론, 직접 만든 양조장과 소통이 가능한 곳을 우선시한다. 이유는 바틀샵에서 얻어지는 다양한 정보를 양조장에도 전달, 해당 제품의 개선은 물론 궁극적으로 전통주의 발전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함이다. 또 신규 양조장의 새로운 제품을 최대한 빨리 입점시키려고 하고 있다. 새로운 콘셉트의 전통주가 시장을 바꿔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전통주 소믈리에 교육 코스로 주 1회로 진행되며, 대한민국에서 유명한 전통주를 상당수 경험해 보는 걷는 것은 물론, 우리 술이 가진 지역적, 농업적, 그리고 문화적 가치를 함께 느껴며 다양한 맛과 향에 대한 분석도 진행된다. 일엽편주, 복순도가, 해창 막걸리 등이 인기가 있으며, 5000 원 전후의 콜키지 비용을 내면 가벼운 안주와 함께 즐길 수 있다.
홍대 한국술 보틀숍 - 전통주 시음, 컨설팅도 함께 하는 바틀샵
소비시장의 주축으로 떠오른 밀레니엄 세대(2030 세대)의 메카인 홍대에도 전통주 바틀샵이 자리 잡았다. 이름하여 '한국술 보틀숍'. 증류주, 약·청주, 과실주, 막걸리, 수제 맥주 등 160여 종의 한국 술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국내외 주류 품평회에서 수상 제품, 식품명인, SNS에서 활발히 회자되고 있는 힙한 전통주를 간단한 시음과 함께 구매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보다 홍대라는 콘셉트에 맞게 늘 클럽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으며, 매주 다양한 전통주를 무료로 시음할 수 있다. 전통주를 취급하고 싶은 인근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매장에 적합한 전통주를 추천하는 등의 무료 컨설팅도 제공하고 있다. (사)한국민속주협회의 주봉석 국장과 디자이너 출신의 박호석 씨가 공동으로 운영 중이다. 특히 박호석 대표는 경직된 모습의 전통을 강요하기보다는 술의 본질인 즐거움과 행복감을 전달, 그것이 우리 전통주를 통해 즐기게끔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하였다. 대통령상을 수상한 모월, 추사 40, 이화주, 삼양춘, 복숭아 와인, 나루 생막걸리 등이 인기 주종이다.
인천 부평 - 열우물 가게
인천의 부평에 위치한 전통주 바틀샵이다. 십정동(十井洞)이라는 이름에서 따온 열우물 가게라는 이름이 독특한 이곳은 함봉산 둘레길에 위치하고 있다. 전통주 유통의 혁신을 추구하는 부국상사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약 400종류의 전통주를 판매하는 등, 튼실한 전통주 라인업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전통주 문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실험적 양조가 가능한 소규모 양조장 역시 설치 예정이다. 금산인삼주에서 제조하는 금설, 국가무형문화재 문배주, 전북 무형문화재 이강주, 담양 죽력고, 용인 술샘의 곰이 사랑한 꿀술 등을 판매 중이며, 함봉산 등산로에서 하산하는 길에 가볍게 들려보면 좋다. 이 것외에 충무로의 술술 상점, 코엑스의 쿠켓 마켓, 영등포의 현지 날씨, 잠실의 이유 있는 술집 등 다양한 전통주 바틀샵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곳의 특징은 모두 전문가들이 포진되어 있다는 것. 여기에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에 생긴 곳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대형 상권에 의지하기보다는, 주로 슬세권이라는 로코노미(local economy)를 지향하는 것 역시 코로나 시대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으며, 이렇게 다양한 전통주 속에 자신의 취향을 찾는 것이 지금의 MZ세대들의 소비 트렌드라고 말하였다.
PS: 편의를 위해서 정식 외래어 명칭인 보틀숍이 아닌 바틀샵으로 표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