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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욱 May 23. 2021

홈술, 코로나가 끝나도 유행할까?

앞으로의 주류 트렌드를 고민해 보며

홈술, 코로나가 끝나고도 유행할까?     


코로나 시대에 주류 트렌드의 가장 큰 변화라고 한다면, 아마도 홈술 시장의 대두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기존의 주류 시장은 주로 외식업 시장. 전체의 60% 정도를 차지한 시장이었다. 그래서 이 외식업체에서 매출을 끌어내는 것이 주류 회사의 승부처 중 하나였다. 마케팅 전략으로는 술잔은 물론, 냉장고, 메뉴판, 엑스배너 등 요식업체에 다양한 혜택을 주며 프로모션을 진행했던 것이 사실. 


여기에 유명 여배우가 등장한 포스터 하나만 있으면, 매출은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결국 대규모 프로모션이 어려웠던 중소업체는 발 딛을 틈이 없었던 것이 한국의 주류 시장이었다. 소규모 지역 양조장들이 수도권으로 진출하기 어려워 한 것도 실은 이러한 이유였다. 빈병 역시 대기업은 거대한 유통망으로 수거가 잘 되지만, 작은 곳은 자신들의 빈병을 챙길 여력 조차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주류는 단순한 외식 시장이 아닌 회식 시장에서 폭팔적으로 팔린 것이 사실이다. 술과 음식을 통일하고, 달려라~하면 달려야 했던 직장인의 퇴근 후의 또 다른 업무 시간이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이러한 시장을 싹 바꿔버렸다. 이제는 직장인 들 사이에서 회식이 없다고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오히려 집에 가서 가볍게 한 잔 하는 홈술을 선호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홈술 시장은 어디까지 성장할까? 코로나가 끝나도 계속 지속이 될까?

코로나가 발생 전, 일본 아사히홀딩즈에서는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하나 진행했다. 바로 홈술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소비자 조사를 실시한 것이다. 1위부터 10위까지 쭉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위 복장이나 주변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48.8%)

2위 편히 쉴 수 있어 마음이 놓인다(48.3%)

3위 귀갓길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34.6%)

4위 내 취향대로 마실 수 있다(34%)

5위 가격을 덜 신경써도 된다(27.1%)

6위는 부부와 가족이 즐길 수 있다(26.4%)

7위 집에서는 적응량을 질길 수 있다(16.2%)

8위 좋아하는 안주를 만들 수 있다(16%)

9위 취기를 부려 창피할 일이 없다(12.9%)

10위 밖에서는 외롭지만 집에서는 편안하다(12.6%)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내 취향대로 마실 수 있다는 것. 술을 통일시키는 것이 아닌 개인의 자유와 의지를 존중한다는 지금의 시류와 맞는 부분이다. 여기에 늘 인간관계로 피곤한 현대 사회에 있어서 주변을 신경쓰지 않고 마실 수 있다는 것도 공감이 되는 부분이다. 이렇게 되다보니 단순히 술 소비처만 바뀌는 것이 아니다. 디자인이 바뀌고 컨셉이 바뀌고 있다. 그것도 수십년간 한국 주류 시장에서 맹주를 차지하던 소주, 맥주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맥주 매출 1위 카스는 거의 30년 가까이 사용하던 갈색명 맥주를 버렸다. 그리고 투명병으로 대체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의 갈색병 카스는 회식의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 근무의 연속인 회식의 술을 휴식처인 집까지 가지고 가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소주 역시 초록색병 소주에서 투명한 페트병 제품 등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역시 기존의 초록색 소주병 역시 홈술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전 카스와 새로워진 카스. 이전 카스는 너무 회식의 이미지가 강했다. 새로워진 카스는 홈술 시장을 노린 바뀐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술을 즐길 수 있는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바로 굿즈 시장이다. 대표적인 적이 진로 백팩 등 주류 관련 굿즈 등이다. 전혀 술과 상관이 없지만, 상상만으로 이야기가 되는 모습으로 MZ세대들에게 어필을 하고 있다. 


여기에 편의점, 소매점 등은 적극적인 라인업 확충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늘리고 있다. 회식의 술은 통일하는 것이 미덕일 수 있지만, 홈술은 다양성을 즐기는 것이 최고의 매력이라고 볼 수 있다. 여기에 대기업과 콜라보를 한 수제 맥주, 그리고 프리미엄 막걸리 및 전통주 제품의 다양화, 5000원 이하의 초저가 와인부터 편의점 스마트 오더를 통해 구입할 수 있는 1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와인들 까지 우리는 정말 다양한 제품 들 속에 살고 있다. 결국 술은 마시고 취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즐기는 엔터테인먼트화로 진화 중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의미가 있다. 집에서 다양하게 즐기다보니 과음할 필요도 없고, 또 계속 다른 제품을 즐기는 만큼 많이 마시고 취하는 것 보다는 맛과 향에 주목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실례로 음주 운전의 사고 비율이 상당히 떨어졌다. 전통주의 경우는 유일하게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만큼, 하나하나 인터넷에서 구경만 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인터넷을 통한 윈도우 쇼핑이 가능한 것이다. 결국 이러한 홈술 시장은 취향저격을 하는 지금의 시대와 맞아 떨어지며, 코로나가 사라져도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물론 홈술이 뜬다고 해서 무조건 외식 시장의 미래가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과음, 폭음 등의 음주 시장은 줄어들고 있지만, 전문가의 큐레이팅을 통해 특별한 술을 맞춤형 술을 제안해 주는 매장은 성장하고 있다. 결국, 홈술로 대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 전문성이 얼마나 이 시대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사례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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