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NFT 이제는 전통주에도 적용할 때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 가장 눈에 띄게 성장한 주종을 고르라면 와인, 무알코올 맥주,
그리고 전통주를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와인은 외식을 대체하는 대표적인 술이 되었고, 무알코올 맥주는
건강을 생각하는 코로나 시대에 알코올음료의 대안으로 선택을 받았다. 전통주의 경우 주류 중에서 유일하게 비대면으로 구입이 가능한 품목인데, 여기에 수많은 젊은 층이 창업에 뛰어들었고, 결과적으로 다양한 전통주를 인터넷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렇다 보니 수년 전까지만 생각하지도 못한 전통주 구독 서비스 등도 생겨나기 시작했고, 대표 기업인 술담화는 최근에 30억 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단순히 마시고 취하는 것이 아닌 세심하고 기민하게 큐레이션 된 술들이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집에 도착하는 일이 당연시되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2021년 12월 기준으로 유료 구독자수가 1만 3천 명이나 된다. 매달 새로운 전통주 3~4종을 받는 사람이 1만 명이 넘는다는 의미다. 구독자는 대부분 새로운 것에 대한 경험을 소비하고 싶은 MZ세대. 월 3만 9,000원의 구독료지만 이 숫자는 계속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AR(증강현실)을 적용한 전통주도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여주의 술아원과 (주)모던한은 이번에 전설의 수호신 진묘수, 백호, 용을 AR로 표현한 상상주, 몽상주, 환상주 총 3종을 한정판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사회적, 지역가치를 담아 오직 지역의 농산물로 무인공감미료로 만든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최근 투자 시장에서 가장 핫 한 것은 역시 메타버스라고 볼 수 있다. 3차원에서 실제 생활과 법적으로 인정되는 활동인 직업, 금융, 학습 등이 연결된 가상 세계를 뜻한다. 기업에서는 기획서 안에 '메타버스'가 들어간 순간 통과가 된다고 말할 정도다. AR 기술 역시 메타버스 기술 중 하나다.
전통주 시장에서 이 메타버스가 적용된다면 가장 먼저 진행이 가능한 부분이 바로 양조장 체험 및 견학이다. 메타버스를 타고 양조장 내를 다녀보며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여기에 전분이 당분이 되고, 그 당분이 알코올이 되며, 최종적으로는 식초가 되는 과정도 볼 수 있다. 직접 막걸리도 만들어 볼 수 있으며, 구매를 하면 집으로 전통주가 배달될 수도 있다.
NFT(Non-Fungible Token) 역시 전통주에 적용될 수 있다. NFT는 말 그대로 대체 불가능한 토큰.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토큰형 가상자산과 달리 NFT는 실물과 연계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결국 가치를 갖는 모든 데이터를 대상으로 발행할 수 있다는 유연성이 문화 예술뿐만이 아닌 주류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실례로 이미 와인 업계에서는 실험적인 NFT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전통주 디자인 및 라벨, 한정판 제품 등에 예술성을 담아 NFT로 거래가 된다면 충분히 혁신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2월 초에 80년 숙성한 스카치위스키가 2억 5천만 원에 팔렸다고 한다. 외국 시장이 아닌 우리나라 시장에서다. 우리 전통주도 이렇게 오래되고 가치를 품은 제품이 등장하면 좋겠다. 저렴해서 많이 마시는 한국의 술 문화도 개선할 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