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재배한 포도로 만든 와인은 전통주일까?
수입산 쌀로 만든 막걸리도 전통주일까?
최근에 원소주를 비롯한 유명인이 전통주 사업에 뛰어들면서 전통주의 정체성에 대한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
특히 와인 및(gin) 진 등도 전통주가 될 수 있는데 왜 막걸리는 전통주가 아니냐라는 식의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다.
<관련 기사>
주세법상의 전통주의 범위
무형문화재(문화재청 및 시도 지자체 지정)이 양조장을 통해 출시한 술
식품명인(농식품부 주관)이 양조장을 통해 출시한 술
지역 특산주(농민 또는 영농조합법인)로 지정된 술
무형문화재 및 식품명인이 빚는 술은 대부분 문헌에 있는 술이거나, 100년의 전통을 가진 곳이 대부분이다.
문제는 지역 특산주인데, 이 지역 특산주로 현재 출시되고 있는 것이 박재범의 원소주다. 지역 특산주의 경우는 해당 지역 및 인근 지역에서 나오는 농산물로 술을 빚어야 한다. 주종이 다양한데 와인 및 진, 보드카 등도 만들 수 있다. 해당 지역의 농산물로 술을 빚는다는 것은 수급의 문제 및 가격적인 경쟁력이 떨어지는 만큼 주세 50% 감면 및 인터넷 판매가 가능하다. 역사가 1년밖에 안돼도 전통주의 범주안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감세가 허용되는 양에 한계가 있다. 탁주, 약주, 과실주 등은 200kl, 소주 등 증류주는 100kl다. 박재범의 원소주가 아무리 인기 있어도 국내에서도 100kl밖에 팔지 못한다. 제조 및 판매에 한계가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와인 및 진 등이 지역 특산주가 전통주의 범위에 들어가는 이유는 전통주의 근간이 지역의 농업, 지역의 농산물이기 때문이다.
농부들이 포도 재배해서 만드는 한국 와인, 전통주의 범주안에 들어가
그래서 농부들이 직접 재배해서 만드는 한국 와인은 전통주의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는 지역 특산주가 될 수 있다. 이전에 이렇게 농부들이 만들기 전에는 프랑스 등에서 수입한 와인 원액을 가지고 병입한 와인이 국산 와인으로 불렸다. 외국인에게 이것이 한국의 와인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애매한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직접 재배한 포도로 만든다면 100년, 200년 후에는 한국의 전통주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70% 이상이 수입쌀로 만들어지는 한국의 막걸리 시장
현재 전통주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주세법상이 아닌 일반적인 시점에서의 전통주 시장이다. 탁주, 약주, 청주, 그리고 증류식 소주 시장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막걸리 자체가 여전히 70% 이상이 수입쌀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2010년도까지는 90% 수입쌀로 술을 빚었다.
그나마 70%대로 준 것은 지역 특산주라는 영역에서 국산쌀, 국산 햅쌀 및 지역의 쌀로 막걸리를 만드는
업체에게 인터넷 판매 등의 권한을 줬기에 시장이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아프리카 포도로 만드는 프랑스 와인은 프랑스 와인일까?
수입쌀로 만든 막걸리에게 전통주 및 지역 특산주만큼의 권한을 준다면, 굳이 비싼 지역의 농산물을 사용해서
술을 빚는 고부가가치의 전통주 산업이 뒤처질 수 있고, 무엇보다 로컬의 농산물이 근간이라는 전통주의 개념도 의미가 사라진다. 다시 한국의 술 문화가 퇴행하게 되는 꼴이다. 전통주의 영역에 포함되는 지역 특산주의 활약으로 한국의 전통주 문화는 이제 꽃을 피고 있다. MZ세대들이 적극적으로 소비 및 창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다양한 소비의 산업에서 문화 산업, 나아가 한류의 차세대 콘텐츠로 CNN에서 언급할 정도다. 프랑스 와인에 들어가는 포도가 중국산이라면 우리는 그 가치를 인정할까?
수입 농산물을 사용하는 막걸리 업체들의 배경
수입쌀로 만드는 업체에게 비난할 수는 없다. 대량생산으로 제품을 만드는 경우 지역 농산물 등을 사용하면 수급에 문제가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수입 농산물을 사용하는 경우 안정적으로 원료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 가격의 문제만은 아닌 것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99%의 막걸리가 수입 쌀로 빚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주의 근간은 농업이자 농산물
전통주의 근간은 계승되는 문화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의 농업이자 농산물이라는 것.
그 기본에서 이 문제를 다시 봐야할 것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