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씨가 시작한 지역 재생 프로젝트
예산 전통 시장에 대한 지속 가능성에 대하여
최근에 화제가 되고 있는 충남 예산의 예산 시장에 다녀왔습니다. 아시다시피 더본코리아(백종원 대표)가 축소되어 가는 예산 시장의 일부를 매입(정확하게는 교육재단), 이곳을 재활성화시키고 있기 때문이죠. 인구가 계속 감소하는 지방 살리기의 일환입니다.
인구 소멸 지역 예산군
예산군은 충남의 대표 지역 중 하나였습니다. 80년 대 인구 15만 명에서 지금은 인구 7만 명으로 줄어든 과소지역이 되어버렸던 것이죠. 예산 시장 내 문을 닫는 가게들이 속출했던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인지 모르겠습니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예산 시장이었지만, 인구감소는 어떻게 잡을 도리가 없었던 것이죠.
예산 시장은 현재 재오픈(?)한 지 1달도 안되었는데, 언론 및 유명 유튜버들이 엄청 노출했습니다. 덕분에 이미 4만 명이 넘게 다녀갔다고 합니다. 1월 31일 화요일 방문한 시간이 4시쯤인데 이미 자리가 꽉 차 있어서 앉을자리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가 방문한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예산시장의 지속가능성을 보기 위해서였죠.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방문하고 있는데, 이것이 일반적인 오픈 초기 현상인지, 아니면 더본코리아의 일시적인 홍보효과인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지속적인 사업을 이끌고 갈만한 헤게모니가 이 시장에 존재하는지 말이죠.
일단 예산 시장은 인프라부터 좋은 포인트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1. 주차장 인프라가 정말 좋은 편입니다
저도 시골의 시장을 좀 다녀봤지만, 이곳만큼 넓은 주차장을 가진 곳은 드물었던 듯합니다.
일단 주차장이 넘으면 방문객들이 마음 편히 방문할 수 있습니다. 주차만큼 까다로운 것은 없으니까요.
다만 5일장이 열리는 날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주차장에서 5일장이 열린다고 하니까요.
(물론 명절이나 인파가 몰릴 때는 여기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ㅠ)
2. 화장실이 깨끗합니다.
시골의 화장실이 대부분 관리가 잘 안 되고 낡은 형태라서 의외로 불편해하는 분이 계신데
이곳만큼은 리모델링을 거쳐서 상당히 깨끗한 편입니다. 시골 내 화장실이지만 충분히 위생적인
상황이었죠. 더본코리아에서 무상지원 한 것으로 압니다.
3. 다른 시장에 없는 고기도 구워 먹는 따뜻한(?) 광장이 있습니다.
이곳에는 다른 시장에서는 절대적으로 볼 수 없는 공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시장 내 광장입니다.
이 광장은 바로 예산군이 가지고 있는 곳이죠. 특이점은 지붕이 있다는 것, 그리고 문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 뜻은 비와 눈, 그리고 추운 겨울에도 비교적 난방이 된다는 의미죠. 그리고 이곳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습니다.
한국인 대부분이 좋아하는 바로 그 삼겹살 등이죠.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불판을 올리고 먹는 것.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그 느낌 그대로를 그대로 살렸습니다. 가격은 오늘 3인분을 주문하니 불판 대여가격 포함 3만 원 정도 나왔습니다. 어마어마한 가성비에 시장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어딘가 정겨운 힙함이 있는 것이죠.
4. 시장 내 막걸리 양조장도 있습니다.
SBS 골목식당에서 만난 박유덕 씨와 백종원 씨가 협업하여 운영하는 양조장이 있습니다. 바로 골목 양조장입니다. 방송에서는 엄청 대립했지만, 지금은 백종원 씨가 함께 하자고 제안, 지금은 멋진 사업파트너가 되어 있죠.
중요한 것은 이 양조장이 시장 내 있다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양조장이 시장 및 읍내에 흔하게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사라진 상황. 이러한 레트로적인 힙함을 또 이 양조장에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죠.
하루에 몇백 병 생산하지 못하는데 그것을 사기 위해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룹니다. 막걸리의 힘이 또 이런 곳에서 보이는 것이죠. 참고로 이 예산 시장을 바꾼 것은 이 골목 막걸리가 시작이었습니다. 이미 3년 전에 이곳에 양조장을 만들고 하나씩 하나씩 준비해 나갔으니까요.
5. 무궁무진한 시장 내 잠재적 콘텐츠가 있습니다.
이 시장 내 광장은 그 어떤 음식이든 주문해서 먹을 수 있습니다. 더본코리아와 관계없는 곳에서 가져와도 전혀 무방합니다. 집에서 가져와도 상관없습니다. 사과를 깎아 먹어도 되며 번데기를 먹어도 됩니다.
이 뜻은 이 광장이 더욱 활성화되면 시장 내 먹거리 시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특히 예산 사과 및 예산 국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사더군요. 백종원 씨 유튜브에서 언급한 예산 시장 내 치킨집도 이미 완판 했다고 걸어 붙였습니다.
그렇다면 지속가능한 사업을 위해 더욱 필요한 것은?
1. 소외되는 시장 내 상인이 없어야 합니다.
시장은 혼자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의 힘으로 모인 곳이 바로 시장입니다. 따라서 이번 예산 시장 활성화가 단순히 예산 시장 광장의 활성화뿐만이 아닌 전체적인 활성화로 가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서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광장 내 지속적인 타 상인들의 매장 홍보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2. 예산의 명소, 나아가 충남의 명소를 더욱 알려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소비자(특히 관광객)는 예전과 달리 같은 곳을 여러 번 방문하지 않습니다. 특히 그것이 교통이 안 좋은 지방에 있을 때 더더욱 그렇죠. 사진 한번 찍고 소셜미디어 등에 올리면 그리고 끝납니다. 이러한 현상은 예산 시장이라는 콘텐츠 하나만 있을 때 더더욱 도드라집니다. 즉, 예산 시장 하나만 보러 오는 것이 아닌 다른 명소와 같이 접해서 온다면 가는 길에 들리는 길에 이곳을 더욱 방문할 것입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지금 예산의 가장 핫한 이곳에서 지속적인 정보 발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산 시장을 통해 갈 수 있는 예산의 명소는 물론, 그 옆의 당진, 부여, 공주, 청양, 온양, 천안까지 이어지는 충남 관광 루트까지 같이 검토해야 더욱 예산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3.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가 중요합니다.
갈 때마다 다른 곳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여기서 다른 곳이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 웨어죠. 계절별, 시기별, 기념일별, 날씨별로 계속 달라지는 콘텐츠가 보여야 또 갑니다. 다행히 이곳은 시장인 만큼 콘텐츠에 있어서는 무궁무진합니다. 그것을 각각의 테마에 맞춰 금주, 이달, 이번 계절, 이번 연도 등 지속적인 콘텐츠가 업데이트되어야 또 오고 또 옵니다.
4. 먹거리 이외에도 다양한 콘텐츠가 많아야 합니다.
아직은 확실히 관광지라는 느낌이라 먹거리 콘텐츠가 눈에 많이 띕니다. 또 여행 및 관광에 있어서 먹거리 콘텐츠만큼 중요한 것은 없죠. 하지만 시장은 먹거리 외에도 정말 다양한 물건이 존재합니다.
한복 등 의류에서 신발, 가방, 문구류, 침구류 등 의식주 관련 이루 말할 것이 없다고 봅니다. 이러한 물품들도 잘 팔려야 시장의 구실을 합니다. 시장의 구실을 못하는 먹거리만 파는 곳은 먹자골목이지 시장이 아닌 것이죠. 물론 상인들도 열심히 노력해야겠지만 이러한 것들이 잘 이뤄져야 지속 가능한 시장이 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렇게만 된다면 예산 시장은 대한민국에서 지속 가능한 독보적인 곳이 되리라 봅니다.
전통주 전문점도 들어서길 기대하며
개인적인 바람은 이렇게 사람이 많으니 전통주를 시음하고 판매하는 매장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예산 시장을 통해 전국의 전통주를 홍보해 주는 것이죠. 그러면 앞으로 전통 시장에서 전통주를 구입하는 트렌드가 생길 수 있다고도 봅니다. 그리고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트렌드를 보고 온 만큼 현재 힙하게 달려가는 전통주 구매에 아마 굉장한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외지인들이 봤을 때 타지인 자신들의 고향의 술을 발견하면 이 또한 정말 반가울 것이라고 보고요.
주저리주저리 글을 썼지만 전통 시장에 이렇게 사람이 많은 모습은 정말 신기했습니다. 구워 먹은 삼겹살도 정말 좋았고요, 또 과소화되는 자신의 고향에 단순한 기부 등이 아닌 사업으로 이어가는 모습이 대단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모두에게 돈이 되어야 지속가능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아마 제가 앞에서 언급한 부분들은 더본코리아 및 예산군 관계자가 더욱 잘 알리라 봅니다.
그런 만큼 전통 시장이 이렇게 큰 비즈니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자신의 고향에 더욱 많은 비즈니스 찬스가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검토하고 생각해서 지방 소멸이라는 대한민국의 총체적인 문제가 다소 해결되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매력 넘치는 대한민국 소도시
제가 지방의 양조장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대한민국의 소도시에는 우리가 모르는 멋진 장소가 의외로 많다는 것입니다. 이번 예산 시장의 부흥을 통해 이러한 대한민국 소도시의 매력이 더욱 부각되는 선한 영향력으로 이어지면 정말 좋겠습니다.
다음에는 제 아들과 또 방문해서 저는 삼겹살을 먹고 예산 사과와 국수를 사 오고, 예산 사과와이너리 들려서 사과 파이를 만들고, 예당호수의 펜션에서 하룻밤 묵고 오도록 하겠습니다. 또 고덕 갈비나 덕산 온천도 즐겼다 오려고 하고요. 수덕사 등 유명 사찰도 방문하고요.
예산을 제대로 즐기려면 2박 3일은 필요한 듯하네요.
이렇게 저는 예산을 알아갑니다.
PS: 주말방문은 피하시는 것이 좋아보입니다. 사람 너무 많습니다. 평일도 자리 잡기가 쉽지 않으니 밀리지 않는 시간대 방문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