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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민 Jan 25. 2018

[D+11 세계일주 - 인도, 라다크]

드디어 라다크에 도착! 레 마을의 평범한 일상의 시작

[D+11 세계일주 - 인도, 라다크]

 

텐트가 추워 5시에 일어났다. 제일먼저 일어나 빠르게 밖으로 튀어나갔다. 물을 마시고 싶었고 양치질이 하고 싶었다. 설탕을 뺀 블랙티를 한 잔 마시고 큰 산을 바라보며 자연과 하나가 되었다. 이제 화장실은 번거로울 뿐.

 

다시 라다크로 출발! 이제 난 절벽 옆 도로를 달리는 것을 즐기고있었고 시갈 형을 믿었다. 잠을 푹 자 상쾌한 형은 인도 음악을 더욱 크게 틀었고 나도 내 아이팟 음량을더 높게 올렸다. 가끔 날 보며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내가이어폰을 끼나 안 끼나 못 알아듣지만 이어폰을 빼고 웃으며 굿이라고 했다.

 

라다크로 향하는 길은 눈물이 날 정도로 너무 아름다웠다. 어차피죽는다면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에서 죽는 게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소독약 냄새가 가득한 병동에서죽느니 이곳이 더 좋다. 

 

대자연의 신비로운 아름다움과 숭고함, 너무 다양한 토질과 산, 보면 경외스러운 설산. 계속 변하는 기후, 물안개, 작은 마을의 사람들, 들판의꽃, 귀여운 양 떼와 목동 등 마날리에서 레로 목숨 걸고 갈 만하다.

 

아이슬란드 여행 이후 대자연은 끝은 아이슬란드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라다크로 향하는 길을 보며 역시 난 우물 안 개구리구나. 역시 나오길 잘했구나. 이런 풍경을 못 보고 살기에는 삶이 너무 짧고 아깝다. 

 

이제 해발 5000m 미터에서 산을 내려간다. 절벽이 낮아짐에 안도감과 알 수 없는 아쉬운 마음이 생겼다. 

고산병 증세는 전혀 없었다. 버스는 산을 감싸듯이 내려왔고 이제는드디어 평지. 작은 마을에 들러 차를 한 잔 마시며 꼬마와 사진을 찍고 놀았다.

 

마날리에서 출발 한 지 35시간이 지났다. 인도 여행 하루하루 계획을 엑셀에 적었던 나 자신이 웃겼다. 인도여행의 계획은 무의미하다.


아무튼 "노 프라블럼"으로첫인상 이별로 좋지 않은 비 오는 라다크에 도착했다. 

 

레에 기대가 너무 컸던 것일까. 아니면 장시간 이동으로 몸이 피로해서일까. 비가 내리는 레는 생각보다 예쁘지 않았다. 동행자 한 명은 다른숙소로 가고 다른 한 명과 택시를 타고 생각해둔 숙소로 향했다. 

델리와 마날리에서 사용하던 유심은 레에서 사용이 안된다. 레와스리나가르는 별도로 유심은 구매해야 한다. 

레의 저렴한 숙소는 대부분 안쪽에 위치해있다. 모바일 인터넷 사용이어려워 오프라인으로 다운로드한 구글맵으로 사람들에게 물어 어렵게 숙소에 도착했으나 생각해둔 숙소는 예약FULL. 지친다. 

 

친절한 주인은 짐을 보관해줬고 근처 다른 숙소를 찾아봤으나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른 동행자는 포기하고 나와 다른 숙소를 선택.

 

나는 다시 짐을 들고 다른 숙소를 찾아보려고 이동했다. 위치는모르지만 인터넷이 가능하다고 정보를 들은 한국식당 '아미고'로출발했다. 계속 거세지는 비.

 

진짜 난감한 상황이다. 그냥 고집부리지 말고 아까 본 비싼 숙소에서쉴걸 그랬나 후회를 했다. 그 얼마 안 되는 돈을 아끼자고 이 고생을 하다니. 우연히 한국 여행자를 만나 '하얀 히말라야' 여행사에서 숙소 추천을 받으라고 정보를 받았다. 레는 위치 설명이어렵다며 대략 위치만 알려줬다. 오른쪽에 있으니 오른쪽을 보면서 가라고.

 

비를 많이 맞으며 메인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하얀 히말라야'가 어디에 있냐고 물어보고 다녔지만 다들 모른다고 했다. 지금 나는거지꼴이다. 

 

일단 비를 피할 수 있는 상점 앞 천막에서 대기했다. 상점 주인이불쌍했는지 인터넷으로 위치 검색해줬으나 하얀 히말라야 정보는 안 나왔다. 

지나가던 사람이 근처 여행사 가서 물어보면 알 거라고 했다. 여행사가서 물어보니 500미터 정도 주차장 맞은편에 있다고 했다. 인도사람이 알려주는 길을 믿고 갔다. 드디어 '하얀 히말라야' 도착! 눈물이 흘렀다.

 

여자 사장님은 처음 보는 나를 버선발로 맞이했고 사연을 듣더니 직접 방을 구해주겠다고 했다. 진심으로 고마웠다. 감사합니다! 이틀간제대로 된 식사를 못했고, 처음으로 한식이 당겼다. 레의한국인 사랑방 '아미고'에 방문했다. 

맥주도 판다고 한다! 오예! 가장유명한 메뉴인 닭백숙을 주문했고 추가로 파전, 김치찌개, 맥주 2병까지 몇 일치 식비를 한 번에 지출했다. 김치가 너무 맛있었다! 행복했다! 두 명이서 사오 인분을 주문해서 게걸스럽게 먹으니 식당안에 모든 사람들이 쳐다봤다.

 

마날리에서 만났던 여행자를 식사 도중 우연히 만났고 자기가 방금 체크아웃 한 게스트 하우스가 주인이 친절하고룸 컨디션이 비해 가격도 저렴하다고 얘기하여 밥 먹다 숟가락을 놓고 뛰어가서 예약하고 왔다. 안심이다. 드디어 숙소를 잡았다. 행복하다.

 

'하얀 히말라야'애 맡겨둔 짐을 찾고 숙소로가서 바로 뻗었다. 날 반기던 마날리와 다르게 나에게 인상 쓰듯 다가오는 레

 

우비를 입고 룽따가 휘날리는 레의 메인 거리로 향했다. 관광객이많으니 음식점, 말린 과일가게, 기념품 가게, 여행사가 많았고, 할머니가 채소를 파는 길거리 노점상도 많았다. 하나하나 들어가 구경을 했으나 판매하는 건 거의 같은 특산품(캐리미어 등)이었다.

 

가장 큰 마트에서는 다양한 향신료를 팔았던 것이 인상적이다. 돌아다니며향이 마음에 드는 인센스 2개 구입했다.

 

레는 마날리보다 술값이 좀 저렴하다. 술을 사러 와인샵에 갔으나아비규환. 줄에 대한 개념이 없다. 전당포와 비슷하게 위아래두 뺨만 한 거래창구에 수십 명이 손에 돈을 들고 뻗는다. 본인이 원하는 술을 외치며 주인이 자기 손에술을 주기를 간절하게 기도한다. 계속 누군가 새치기를 하면 어깨싸움과 큰 언성이 오간다. 맥주 한 캔 사는 게 이렇게나 힘들다. 지금 표현보다 열 배는 심하다. 편의점 네 캔 만원이 그립다. 맥주 사는 건 바로 포기.

 

와이파이를 사용하려고 보통 따뜻한 차의 두세 배가 되는 고급 카페에 방문하여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뽑은 따뜻한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하지만 통신 이상으로 와이파이는 사용할 수 없었다. 내 돈

 

다음 날 먹을 과일을 간단하게 구매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비는멈추지 않는다. 차가운 물에 가까운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고 침대에 누웠다. 침대도 눅눅하고 방안에 비 맞은 개 냄새가 나서 인센스 5개 정도태우면서 책을 읽다 잠이 들었다.

 

레까지 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나. 너무 기대가 컸던것일까. 기분이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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