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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민 Jan 18. 2018

[D+1 세계일주 - 인도, 델리]

인도, 델리

[D+1 세계일酒 - 인도, 델리]

혼자 출발하고 싶었다. 공항까지 배웅해준다는 가족, 지인들의 친절한 배려를 한사코 거절하며 몸통만 한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별거 창한 이유는 아니고 델리행으로 티켓팅한 에어차이나의 수속을 빨리 하고 주류 리스트가 훌륭한 아시아나 라운지에 들어가 설레는 마음을 술 한 잔으로 차분하게 누르려한 계획이었다. 

비행 출발은 오후 5시 50분이었고 난 공항에 오후 1시에 도착했다. 무거운 배낭을 메고 인천공항을 느린 발걸음으로 벌써부터 여행자 인냥 한껏 여유를 즐기며 환전한 달러로 찾고, 커피 한 잔 마시면서 SNS에 사진도 올렸다. 사람들의 응원을 보며 자 이제 출발! 하며 티켓 수속을 하러 갔다. 이제 시작이야! 잘해보자! 

그런데 일이 시작부터 터졌다. 여행은 인생의 축소판이라 했는가, 역시 세상일은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다. 세상을 마음대로 하려는 일 자체가 잘못된 생각이지만. 

난 인도 행 티켓을 편도 행으로 발권했고 아웃 티켓을 인도 입국 심사 시 요구하지 않은 다고 다른 인도 장기 여행자들에게 확인 또 확인을 한 내용이었다. 에어차이나에서는 인도 아웃 티켓이 없으면 이미그레이션 룰로 항공권을 발행할 수 없다고 했다. 급하게 인도 여행 단체 채팅방에 SOS를 요청했고 다양한 대안을 제시해줬다. 

1. 발행 창구 매니저와 싸워라

- 매니저는 우월한 권력자의 모습으로 웃으며 마음대로 하시라, 대신 비행기 못 타는 건 우리 책임 아니다고 얘기함

2. 티켓을 합성해라

- 가짜 티켓을 내가 포토샵으로 만들어 줄 테니 사용해라

3. 익스페디아에서 항공권을 구매 후 24시간 인에 취소해라

- 24시간 내 취소 시 100% 환불

4. 그냥 인도 아웃 티켓을 마음 편하게 발권해라

얼굴도 모르는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창구에서 싸우기도, 웃기도, 애원하기도 하며 대책을 강구하고 있었다. 결국 시간이 촉박하여 인도 아웃 티켓을 눈물을 머금고 발행하기로 결정. 결제하려는 순간!

한 여행자가 최근에 자기 친구도 이런 경우가 있었다며 델리에서 유명한 여행사 및 식당을 운영하는 '인도 방랑기'에서 소정의 수수료를 내면 처리해준다고 알려주며 인도방랑 기사장님 카카오톡 아이디를 알려줬다. 떨리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인도 방랑기 사장님께 문자를 보냈고 비용을 지불하고 네팔행 육로 버스 티켓을 예약했다. 네팔행 육로 버스 티켓은 입국 후 소정 수수료를 내고 취소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인도의 많은 신들에게 기도하며 창구로 다시 찾아갔고 인도의 신들은 나에게 인도 행 티켓을 선물해줬다. 또 교훈도 줬다. 정확하지 않은 정보는 여행을 더 고통스러우며 풍요롭게 해 준다고. 

나에게 남은 시간은 이제 한 시간. 빛의 속도로 아시아나 라운지에 가서 필요한 서류들을 몇 장 추가로 출력하고 올리브를 잔뜩 넣은 컵라면, 맥주와 조니워커 블랙으로 직접 만든 하이볼을 여러 잔 연거푸 마시며 안도의 눈물을 흘렸던 것 같기도 하나 잘 기억이 안 난다. 

비행기를 탑승 후 출발하는데 인도 여행의 많은 조언을 해줬던 '인도 캘커타의 왕, 너구리 짜파게티 밀수꾼'이었던 태윤형이 말했단 '노프라브람 마이 프렌드'가 어디선가 들렸다. 

이제 진짜 시작이다!

여행의 첫 번째 행선지이자 인생의 버킷리스트였던 인도에서 한 달 살아보기를 실행하기 위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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