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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민 Jan 19. 2018

[D+2-2 세계일주 - 인도, 델리]

인도, 델리

[D+2-2 세계일酒]

에어차이나에서 아웃 티켓이 명확하지 않아 입국 거부라는 최악의 사태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를 들어 나름 인터뷰를 준비했으나 입국심사관은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도장을 찍었다. 내가 귀찮은 일을 만든 사람이 된 기분으로 3초 만에 통과했다. 이제 좀 정상적인 여행이 시작된 것이다. 

항상 수화물을 찾을 때 걱정이 된다. 누가 가져가지 않을까? 혹시나 수화물이 안 오지 않을까? 왜 이보다 더 좋은 시스템은 안 생길까? 다행히 내 무거운 가방은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고 무사히 공항을 나왔다. 아직 시간은 호텔에 체크인하기 이른 8시고 우연히 만난 한국인 인도 여행 배테랑 동행 자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델 리 여행자의 거리인 빠하르 간지로 이동했다. 장시간 비행으로 몸이 피곤했다. PP카드를 사용하여 공항 라운지에서 휴식을 취하며 시간을 보냈다. 인도 공항은 예상보다 훌륭했다.

보드게임 동전 같은 플라스틱으로 지하철을 타고 뉴델리역으로 출발. 지하철은 오사카 난바 라피드 익스프레스 뺨칠 정도로 좋았다. 어 이거 내가 생각하던 인도와 많이 다르잖아. 

뉴델리역에서 내려서 출구에 나가자마자 기겁을 했다. 2002 월드컵 때 들었던 미친놈들의 자동차 경적과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냄새들, 말 그대로 개판인 개들, 구걸하는 어린이들, 새로운 먹잇감이 왔다는 사기꾼들의 미소. 잔잔히 내리던 비는 뜨겁게 흥분한 나를 고맙게 식혀줬다.

빠하르간지에 테러가 났다거나 무료로 인포메이션센터로 데려다주겠다는 사기를 당 할 정도로 어리숙 하지 않다.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하늘에서는 비가 내리고 가방은 무겁고 계속 말을 거는 인도 삐끼(헬로 마이 프렌), 물고인 웅덩이, 개똥, 소똥, 릭샤, 오토릭샤를 피해 숙소에 도착했다. 살면서 제일 정신이 없었던 순간이다. 빠하르간지는 상상 기대 그 이상이었다. 

여행자의 인연이란 이런 것이다. 우연히 만난 배테랑 여행자 도내가 숙박하려던 도미토리에 숙박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넓은 세상에, 인도에, 델리에, 빠하르간지에, 수십 곳의 호스텔 중에 도미토리 중 하나. 

여행자는 미리 온라인을 예약을 했었고 어리바리한 나 대신에 숙소 체크인을 도와줬다. 본인이 저렴하게 예약한 가격에 해달라고 숙소 카운터 직원과 흥정이 시작되었다. 550루피 (9,700원)를 본인이 예약한 가격인 450루피 (8,000원) 에나도 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가. 숙박업소에서 가격을 할인하다니. 나의 흥정 인생의 시작이었다.

난 백 원이든 이 천 원이든 삼 만원이든 빨리 들어가서 좀 쉬고 싶었다. 왜 1,700원 때문에 이렇게 흥정을 해야 하는가. 이해가 조금 어려웠다. 여행자의 도움으로 잭필드 바지 가격 같은 499루피로 합의를 봤고 숙소에 드디어 짐을 풀었다. 숙소는 가격에 비해 시원하고 청결했다.

아 그리고 사람들이 모두 날 대학생으로 알고 있다. 24살처럼 보인다는 이야기까지 들어봤다. 여권을 보여줘야 믿음. 하지만 머리숱은 44살. 

비가 내리던 델리는 금세 더워졌다. 날씨의 마음은 갈대인가. 길거리에서 파는 레몬 라씨 한 잔 주문했다. 만드는 위생과 방법을 보고 배탈이 안 걸리면 이상한 일이겠다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맛을 보고 바지에 지리더라도 한 잔 더 먹어야겠더라.

실수로 죽은 쥐을 밟았다. 개똥을 피하려다 쥐 시체를 밟다니. 길거리에는 처음 보는 음식들이 날 유혹했지만 다음날 마날리로 올라가는 버스를 와우 카페에서 예약하고 입국에 필요했던네팔 행 티켓도 취소 후 비용을 환불받고 유심도 구매해야 하고 서울 백수 생활보다 일단 바빴다. 

모든 것들을 일사천리로 해결하고 카페에서 킹피셔 맥주 한 잔을 마시며 델리 관광 동선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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