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요즘은 많은 사람들이
명상이라는 말을 금방 알아듣는다.
"아~! 명상. 저도 해야 하는데."
내가 명상지도를 하고 있다 말하면
늘 되돌아오는 반응이다.
그냥 인사치레.
명상이라고 하면
눈을 감고 앉아있는 걸로만 생각하는 분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예전에는 명상이라는 표현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보다 직접적으로
특성이 드러난 표현이 많았다.
불가의 참선
가톨릭의 묵상
명상
단전호흡
선도수련
어느 날부터일까?
명상이라는 말이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이.
나는 TV를 안 보니까.
잘 모르겠다.
아마도 매스컴의 영향일 거라 본다.
이러저러한 수련법들을
모두 뭉뚱그려 명상이라고 말했을 거다.
처음 오는 분들을 상담하다 보면
자세한 수련법을 설명하기 힘들다.
사전지식이라도 있다면 괜찮은데
아예 백지장처럼 맑은 분이 오면 설명하다 진 빠진다.
그래서 모든 단체들이
이미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는 단어를
그냥 받아들이기로 한 듯 싶다.
하긴
나도 지쳐서 그냥 명상한다고 말하니까.
명상이라는 말은 여러 과정을 거쳐
일본의 누군가가 명명한 것으로 보인다.
명상은 글자 그대로 풀면 눈을 감고 생각하다.
눈을 감고 고요하게 깊이 잠긴 상태를 의미한다.
의미와 달리 명상은
눈을 감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눈을 감으면 생각이 일어나고
그렇게 일어나는 생각을 관조하고
그걸 통해 자신의 내면을 정리해 나간다.
대체로는 이렇게 간다.
내가 하는 명상은 사실 명상이 아니다.
명상보다는 수련이라는 말이 더 맞고
그중에서도 단전호흡이 주된 축이다.
그 또한 일부일 뿐.
선도수련이라는 말이 제일 정확할 거다.
너무 고루한 느낌인가.
그런데 나도 설명하기 힘들고
오랜 기간 하다 보니 귀찮기도 해서
그냥 명상이라고 쓰고 있다.
이렇게 손님 별로 없을 줄 알았으면
그냥 선도수련이라고 할걸.
상관없다.
이제 은퇴 1년 전이니까.
선도수련은 참 재미있다.
상당히 고차원적인 체계를 갖추고 있다.
흔히 단전호흡이라 하지만
그것도 선도수련의 일부일 뿐이다.
단전호흡에도 여러 단체가 있고
전부 공부법들이 다르지만
내가 배운 수련법은
다른 이들은 어떤지 몰라도
나에게는 재미있고
내 삶의 방향과 내 마음의 근본을 제대로 세워준 수련법이다.
수련법은 도구에 불과하다.
스스로 깨우치고 나아가며 터득한 것이 훨씬 중요하다.
선도수련.
신선의 길을 걷는 수행법이다.
그래서 사람이 신선해진다.
마트에 가면 신선들만 먹는 신선코너도 있다.
나는 인생에 있어 중요한 시점마다 누군가를 만났다.
아니 반대로
누군가를 만났을 때가 인생의 분기점이 되었다.
그 첫 번째 인연이 나를 지도해 주신 선생님이다.
비록 지금은 안 계시고
수련에 대해 배운 시간보다는
함께 게임하고 축구한 시간이 더 많지만
선생님을 모시고 있으면서
내가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우고 전해받았는지
한참 뒤에야 알게 되었다.
선생님께서 나에게 하신 말씀들이 떠오른다.
"그걸 지금 나한테 묻냐! 네가 스스로 공부해서 네가 알아야지."
"지금은 모를 거다. 나중에 내가 없을 때 비로소 알게 될 거야. 내 빛에 물들었다는 걸."
"너 자신을 믿고, 스스로 행하라."
후회하지 않는다.
지금의 삶을 살아온 것을.
나는 내가 좋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가벼워지는 마음과 발걸음.
나는 오늘도 마음속을 걷는다.
생명의 빛을 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