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롭게 흘러가기 위해

놓아주는 것 또한,

by soom lumi

모든 걸 다 알 순 없었어요.

어떤 마음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지금 이 선택이 옳은지,

결국 어디로 이어질지조차.


사람이 그렇잖아요.

알 수 없을수록 더 붙잡고 싶고,

불확실할수록 뭔가를 쥐고 있어야

조금은 안심이 되는 법이니까요.


그러나 조용히 내려놓기로 했어요.

다 붙잡고 있지 않아도 괜찮다고,

모든 걸 결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마음을 다했기에

이제는 흘러가게 둘 수 있었어요.

애써 붙들지 않아도,

그 마음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걸

조금은 알게 되었거든요.


놓아주는 일은 여전히 어렵지만,

그 속엔 묘한 평안이 있어요.

무엇이든 제자리로 돌아갈 거라는 믿음,

지금 보이지 않아도 결국 이해하게 될 거라는 여유,

그게 ‘맡긴다’는 말의 진짜 의미 같아요.


이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이 아니에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뒤에는

남은 것들을 조용히 흘려보내겠다는 뜻이에요.

뜻대로 되지 않아도

그 흐름이 필요했을지 모른다는 걸

조금씩 받아들이는 거죠.


사람도, 마음도, 감정도

붙잡는다고 내 것이 되는 건 아니에요.

때로는 거리를 두어야 더 잘 보이고,

흘러가게 두어야 더 깊이 닿으니까요.


놓아주는 건 끝이 아니라,

그 마음을 더 믿기로 한 선택이에요.

흘러가게 둠으로써

더 넓은 삶에 마음을 맡겨보는 일이죠.


흘러가게 두는 것,

다 끌고 가지 않아도,

그 마음이 진짜였다면

언젠가, 어딘가에서 다시 닿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


그것마저도 사랑일 수 있다는 걸,

흘러가는 것들 속에서도

여전히 진심이었다는 걸

스스로에게 말해주며.

오늘은 그저 그렇게 믿어보기로 해요.




물가에

여기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자리였다
마음의 끝
파도가 닿는 물가

더는 데려가지 않기로 했다
함께 걸어온 기억들을
여기
물결 위에 조용히 내려놓는다

말 대신, 침묵으로
잡는 대신, 흘려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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