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못하는 못한 이야기들이 머무는 곳

모두가 말하지 않았지만, 알고 있었던 것들

by soom lumi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있다.

누군가와 나눴으면 좋겠지만

막상 입을 열 수 없었던 이야기들.


너무 조용해서,

너무 오래되어서,

너무 나 혼자만 그런 줄 알았던 말들.


그런 이야기들은 대부분

누군가를 떠올릴 때,

갑자기 날씨가 기억을 데려올 때,

아무 말 없이 혼자 걷는 밤길 같은 곳에서

살며시 고개를 든다.


돌아보면,

살아오는 동안 그런 이야기를

‘말해도 될 것 같은 사람’이 없었다.


그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다들 조용히 사느라,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쓰느라,

서로가 말없이도 안다고 믿으면서도

사실은 다 조금씩 고립되어 있었다.


고독하지만, 고립되고 싶지 않았던 사람들.

우리는 어쩌면

그런 마음으로 서로를 지나쳐 왔는지도 모른다.


말하지 않아도 괜찮았던 적도 있고,

말했어도 닿지 않았던 기억도 있다.

그러다 결국,

그 어떤 말도 꺼내지 않게 되는 시간들.


하지만

그 조용한 감정들이

나만의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나의 이야기이자,

너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였다.


아직 말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건

마음의 여백이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그러니 오늘은,

그 이야기들을 꺼내지 않더라도

그저 그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따뜻해지고 싶다.


당신도 그러한가요?

당신 안에도 아직 말하지 못한 이야기가,

고요히 머물고 있나요?


그러니 오늘만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하루였기를.


당신의 말하지 못한 이야기도,

여기에서 조용히 머무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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