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빛
사람들은 흔히 사랑을
누군가를 향해 가는 감정이라고 말한다.
보고 싶은 마음,
곁에 있고 싶은 마음,
무언가를 해주고 싶은 마음.
그래서 사랑은 방향이 있는 감정처럼 여겨진다.
‘너’라는 목적지를 향해 흘러가는 마음.
그런데 어떤 사랑은
그렇게 흘러가지 않아도,
그 사람 곁에 가지 않아도,
여전히 마음 안에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데도,
이미 오래 멀어졌는데도
그 마음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 사랑은,
더 이상 ‘어디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그저 ‘존재로 남아 있는 것’이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 안에 스며 있는 어떤 빛이 아닐까.
누군가를 떠올리며 기도하게 되는 마음,
멀리 있어도 따뜻함이 스며드는 순간,
그건 특정한 행동이나 말이 아니라
그냥 내가 ‘사랑인 사람’이기 때문에 생겨나는 감정.
그러니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사랑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곧 사랑이라는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시간이 지나도 흐려지지 않고,
멀어져도 지워지지 않는다.
사랑이란,
누군가의 곁에 있지 않아도,
말하지 않아도,
붙잡지 않아도,
그 사람을 향해 조용히 빛나고 있는 마음.
더 이상 표현되지 않아도,
어디로도 향하지 않아도,
존재 안에 고요히 남아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것.
그건 사랑이 흘러간 것이 아니라,
빛처럼 남은 것이다.
그래서 어떤 사랑은
끝나지 않고 머무른다.
더 이상 누군가를 향하지 않아도,
그 사랑은 여전히 존재 안에서 살아 있다.
그 자체로 이미
그저 빛.
당신에게 사랑은 아직 어디론가 향하고 있나요?
아니면, 이미 당신 안에서 빛처럼 머물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