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사랑은 말보다 더 많은 이름을 가졌다.
그 이름들은 감정의 결을 따라 조용히,
그러나 깊이 흘러온다.
그중 두 번째 이름,
사랑 앞에서는
누구나 강해지고 싶어진다.
무너지기보단 견디고 싶고,
흔들리기보단 단단해 보이고 싶다.
그래서
더 많이 감춘다.
버거운 감정도,
말하지 못한 상처도,
스스로 끌어안은 고통도
표현하지 않은 채 조용히 삼킨다.
그렇게 꾹꾹 눌러 담은 마음은
자주 웃음으로 포장되거나
조금은 멀어진 태도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런 마음의 바깥을 보고
“괜찮다”라고 쉽게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랑은
그 감추어진 마음까지
바라보려는 시도에서 시작된다.
무너지지 않으려는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감싸는 일.
말하지 않아도,
말할 수 없음을 아는 마음으로.
곁에 있다는 것은
단지 옆에 머무는 일이 아니다.
존재를 바라보는 일이며,
무게를 함께 살아내는 일이다.
‘곁’이라는 단어는
지켜보는 사랑의 이름이자,
말 없는 응원의 이름이다.
함께 울어주지 못해도,
함께 웃지 못해도,
그 자리에 있으려는 조용한 다짐.
어떤 하루를 보내든
그 끝에 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로는 말보다,
손보다,
가까운 숨처럼 닿는 마음이 되어.
곁은 소리 없이 이어지는 숨결이고,
사랑은 그런 곁을 알아보는 일이다.
어떤 사람은
그 곁을 마지막 인사도 없이 떠나보냈고,
어떤 사람은 아직도
가까이 있으면서도 마음으로 거리를 두고 있다.
어떤 사람은
끝까지 곁에 있으려 했지만,
그 마음을 전할 방법이 없어 조용히 물러섰다.
그 모두가
사랑이다.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더 절절했던 마음,
그럼에도 여전히 품고 있는 마음.
그 마음이 있었기에,
곁은 사라지지 않았다.
사랑은 늘
가장 조용한 곳에서 숨 쉬고 있다.
말하지 않아도 닿고,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숨결처럼.
바로 그 숨결 같은 사랑이
곁이라는 이름으로 남는다.
언제나 있었지만,
자주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
그래서 더 귀한 것.
그 자리에 있었던 마음,
곁이 되려 했던 그 모든 사랑이
오늘도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
사랑은,
그렇게 곁이라는 방식으로
사람 곁에 남는다.
사랑은 감정에서 태어나, 존재를 감싸고,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순환이다.
곁은 그 순환의 한 장면.
사랑이라는 이름이 들려준 두 번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