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름 #2 - 곁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by soom lumi

사랑은 말보다 더 많은 이름을 가졌다.

그 이름들은 감정의 결을 따라 조용히,

그러나 깊이 흘러온다.


그중 두 번째 이름,



사랑 앞에서는

누구나 강해지고 싶어진다.

무너지기보단 견디고 싶고,

흔들리기보단 단단해 보이고 싶다.


그래서

더 많이 감춘다.

버거운 감정도,

말하지 못한 상처도,

스스로 끌어안은 고통도

표현하지 않은 채 조용히 삼킨다.


그렇게 꾹꾹 눌러 담은 마음은

자주 웃음으로 포장되거나

조금은 멀어진 태도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런 마음의 바깥을 보고

“괜찮다”라고 쉽게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랑은

그 감추어진 마음까지

바라보려는 시도에서 시작된다.


무너지지 않으려는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감싸는 일.

말하지 않아도,

말할 수 없음을 아는 마음으로.


곁에 있다는 것은

단지 옆에 머무는 일이 아니다.

존재를 바라보는 일이며,

무게를 함께 살아내는 일이다.


‘곁’이라는 단어는

지켜보는 사랑의 이름이자,

말 없는 응원의 이름이다.

함께 울어주지 못해도,

함께 웃지 못해도,

그 자리에 있으려는 조용한 다짐.


어떤 하루를 보내든

그 끝에 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로는 말보다,

손보다,

가까운 숨처럼 닿는 마음이 되어.


곁은 소리 없이 이어지는 숨결이고,

사랑은 그런 곁을 알아보는 일이다.


어떤 사람은

그 곁을 마지막 인사도 없이 떠나보냈고,


어떤 사람은 아직도

가까이 있으면서도 마음으로 거리를 두고 있다.


어떤 사람은

끝까지 곁에 있으려 했지만,

그 마음을 전할 방법이 없어 조용히 물러섰다.


그 모두가

사랑이다.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더 절절했던 마음,

그럼에도 여전히 품고 있는 마음.

그 마음이 있었기에,

곁은 사라지지 않았다.


사랑은 늘

가장 조용한 곳에서 숨 쉬고 있다.

말하지 않아도 닿고,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숨결처럼.

바로 그 숨결 같은 사랑이

곁이라는 이름으로 남는다.


언제나 있었지만,

자주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

그래서 더 귀한 것.

그 자리에 있었던 마음,

곁이 되려 했던 그 모든 사랑이

오늘도 조용히 이어지고 있다.


사랑은,

그렇게 곁이라는 방식으로

사람 곁에 남는다.




사랑은 감정에서 태어나, 존재를 감싸고,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순환이다.

곁은 그 순환의 한 장면.

사랑이라는 이름이 들려준 두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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