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는
사랑은 말보다 더 많은 이름을 가졌다.
그 이름들은 감정의 결을 따라 조용히,
그러나 깊이 흘러온다.
그중 세 번째 이름,
'흔들림’
사랑은 언제나 선명하지 않다.
처음의 마음이 계속 같을 거라 믿지만,
관계는 조금씩 변하고
마음은 자주 흔들린다.
때로는 가까워졌다가,
어느 날엔 이유 없이 멀어진다.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도
묘하게 어긋나는 눈빛,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던 사이에
말을 꺼내야 겨우 닿는 순간들.
그럴 때 우리는 생각한다.
혹시 감정이 줄어든 건 아닐까?
내가 너무 많이 바라는 건 아닐까?
이 흔들림은 끝을 암시하는 걸까?
하지만
흔들린다는 건 사랑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그만큼 소중하다는 증거다.
무뎌졌다면 흔들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키고 싶으니까 조심스러워지고,
더 오래 함께하고 싶으니까
불안도 생기는 것이다.
사랑이란 감정은
확신보다는 이해로,
명확함보다는 애씀으로 완성된다.
그 마음이 진심일수록
우리는 더 자주 되묻게 된다.
“이 감정이 맞을까.”
“지금 나의 행동이 괜찮을까.”
“이 사람의 마음은 나와 같을까.”
이 질문들은 흔들림을 만든다.
하지만 이 질문이 계속된다는 건,
아직 사랑이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흔들리지 않는 꽃이 어디 있으랴.
바람 속에서 더욱 단단해지는 꽃처럼,
마음도 흔들리며 비로소 피어난다.
사랑도 그렇다.
흔들림은
사랑이 실패했다는 신호가 아니다.
지금도 자라고 있다는 신호다.
때로는 조금 어긋나고,
서로의 속도를 맞추지 못하더라도
끝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면
그건 충분히 아름다운 일이다.
사랑은 완벽한 감정이 아니다.
흔들리면서도 머무는 마음,
어긋나더라도 다시 돌아서려는 마음,
조심스러우면서도 결국 다가가려는 마음.
그 모든 불완전한 감정들이 모여
사랑이라는 하나의 결을 만들어낸다.
흔들리는 건 괜찮다.
그 마음을 붙잡고,
다시 걸어가려는 그 의지가 사랑을 만든다.
흔들리면서도 놓지 않는 마음,
그게 사랑의 또 다른 이름이다.
그러니 흔들리는 오늘도,
끝내 사랑으로 이어질 이야기의 일부일지 모른다.
사랑은 감정에서 태어나, 존재를 감싸고,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순환이다.
흔들림은 그 순환의 한 장면.
사랑이라는 이름이 들려준 세 번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