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지지 말고, 사랑을 할 것
사랑은 말보다 더 많은 이름을 가졌다.
그 이름들은 감정의 결을 따라 조용히,
그러나 깊이 흘러온다.
그중 여섯 번째 이름,
'자유'
사랑에 빠진다는 말은
처음부터 어딘가 모르게 위태롭다.
자기 자신을 내려놓아야만 가능한 일처럼 느껴지니까.
빠지면, 잠기고, 허우적대게 된다.
그리고 종종, 중심은 내가 아닌 ‘그’가 된다.
하지만 진짜 사랑은
빠지는 게 아니라 지켜내는 일이다.
깨어 있는 눈으로 바라보고,
온전한 나의 자리에서
다른 한 사람의 존재를 품는 것.
사랑에 빠질 땐,
자주 상대를 중심으로 돌게 된다.
그러나 사랑을 ‘할’ 때는,
나도 중심이고, 너도 중심인 세계가 펼쳐진다.
우리가 함께 회전하며 조율해 가는 우주.
서로를 얽매지 않으면서도,
끝내 이어지는 감정의 궤도.
사랑을 한다는 건
붙잡거나 소유하는 게 아니라
스며들고 머무는 것.
기대 대신 이해로,
쏟아붓는 감정 대신 조용한 배려로
서로의 삶에 천천히 깃드는 것.
어떤 순간에도
나는 나이고,
너는 너일 수 있는 관계.
그래서 더 오래, 더 깊이
함께할 수 있는 사랑.
결국,
사랑은 자유일 때 가장 깊다.
사랑에 빠지지 말고,
사랑을 할 것.
붙잡지 않아서 떠나지 않았던 관계가 있었다.
자유롭게 두었기에,
서로의 곁에 머물 수 있었던 사랑.
그게 내가 기억하는, 가장 평화로운 사랑의 이름이다.
사랑은 감정에서 태어나, 존재를 감싸고,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는 순환이다.
자유는 그 순환의 한 장면.
사랑이라는 이름이 들려준 여섯 번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