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숨을 맞췄을 뿐이야

조용히 숨쉬는 시간

by soom lumi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나의 숨결에 맞춰 함께 있어준다는 건

얼마나 따뜻한 일일까.

하지만 어쩌면 그보다 더 먼저 필요한 건

내가 나에게 숨을 맞춰주는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오랫동안

누군가에게 맞추는 호흡으로 살아왔다.

상대의 말에, 분위기에, 기분에

내 리듬을 자꾸만 바꿨다.

그러다 보니

정작 나의 숨결이 어떤지 몰랐던 것 같다.


그래서 어느 날,

그냥 조용히 앉아 숨을 쉬어봤다.

천천히 들이쉬고

또 조용히 내쉬는 것.

별일 아닌 이 단순한 순간이

마음속 어딘가를 고요하게 데워줬다.


위로는 거창한 말이 아닐지도 몰라.

때로는 ‘괜찮다’는 말을 들을 필요도 없이

그냥 내 숨을 들여다보고,

그 리듬에 맞춰 하루를 살아내는 것.

그것만으로도 나는

이미 내 편이 되어주고 있었던 거다.


누군가와 숨을 맞추기 전에

먼저 나에게 숨을 맞추는 시간.

그건 더 이상 외롭지 않은 고요였고,

조금 늦게 온 위로의 시작이었다.


이전 02화말보다 먼저 필요했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