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했을 뿐인데, 달라지기 시작했다.
오늘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마음을 바라보았어.
처음엔 그것이 내 마음인지조차
확신할 수 없었지.
너무 낯설고, 너무 서툴렀으니까.
하지만 오래된 슬픔이
천천히 숨을 쉬기 시작했을 때,
나는 알았어.
“이건 나야.”
부정하고 싶었던,
지우려 했던,
어쩌면 모른 척했던 나.
그 감정 앞에 가만히 서 있으니
마치 거울처럼
나의 과거와
나의 오늘과
나의 사랑이 비쳤어.
감정을 마주한다는 건
단순히 기분을 느끼는 게 아니었어.
그건 그동안 눌러뒀던
마음의 목소리를
처음으로 들어주는 일이었어.
그리고 놀랍게도,
그렇게 마음을 마주하고 나면
세상이 아주 조금,
달라 보이기 시작해.
마치 어제까지는
안 보이던 길이,
오늘은
눈앞에 펼쳐지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