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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집 Oct 11. 2024

한강이 온다.

4·3의 세계화는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특히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작품은 역사적 비극 속에서도 인간의 존엄성과 기억, 상실과 치유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이야기의 중심에 제주 4·3 사건이라는 비극을 배치함으로써 그 사건이 남긴 고통을 살아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소설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면서 주인공 두 여성의 삶을 조망한다. 경화는 제주에서 사라진 연인을 잊지 못하는 예술가이고, 인선은 4·3 사건의 후유증으로 고통받는 사람이다. 작가는 이들의 상처와 기억을 통해 제주 4·3 사건이 남긴 비극을 개인의 내면적 고통과 결부시켜 드러내고 있다.     


특히, 사건을 겪은 세대와 그 후손들의 트라우마를 정교하게 그려내면서, 시간이 흘러갈수록 기억이 드러내는 쌓인 것들을 차분하게 보여준다. 우리가 잊지 못하는 어떤 사건의 지속성과 슬픔, 작별할 수 없는 고통을 고스란히 작품 안에 새기고 있다. 그렇기에 이 작품은 단순한 역사 소설로 자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감당해야 할 기억과 아픔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메시지로 보인다.     


한강은 그동안 《채식주의자》로 2016년 맨부커 국제상을 받았고, 단편 <몽고반점>으로 2007년 이효석 문학상 수상,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년이 온다》로 2014년 만해문학상을 수상했다. 노벨문학상이라는 잭폿을 터뜨린 작가의 작품이 4·3을 다룬 《작별하지 않는다》라는 것은 제주도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한강이 폭력과 억압 속 인간의 존엄성, 상실과 기억을 심도 있게 탐구한 작품들은 보편적 주제와 독특한 문체로 많은 독자와 평론가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겨왔다. 또한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아픔을 미학적이고도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점에서 고전적이면서도 현대적인 문학성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제주 4·3 사건과 광주 민주화 운동 같은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 사건을 조명하는 작품들로, “인류 보편의 진실과 가치”를 실현한 그의 성취는 한국인으로서, 제주인으로서 함께 손뼉을 칠 수밖에 없는 성과다.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을 통해 역사적 진실을 현재와 연결하고,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반복되지 않아야 할 과거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작별하지 않는다. 작별할 수 없다.”



**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오래전 영화로 제작된 것을 모르고 있는 이들이 많았다. 

2010년 작품이니 벌써 15년이나 된 영화이다. 

소설이 큰 인기를 얻는 것처럼 함께 조명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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