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만난 희생자

행원리 주민 이○○

by 겨울집

행원리 주민 이○○(여, 18)는 당시 바느질을 하다가 눈을 다쳐 시각장애인으로 집안일을 돌보았다.

1948년 12월 8일 오전 10시경 마당에서 햇볕을 쬐던 중에 순찰 중인 토벌대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총살했다.


희생자의 죽음에는 이유가 없었다.

그저 날씨가 좋아서 마당으로 나와 햇볕을 쬐었을 뿐.


18살 아가씨가 눈이 보이지 않아 집 안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얼마나 아득했을까.


12월 한겨울에 만나기 힘든, 집 안에 앉아 있기 아깝도록 맑은 날이었으리라.

그래서 쨍한 바람을 볼에 느끼며, 햇볕을 쬐러 마당으로 나갔겠지.


눈이 보이지 않는 희생자의 검은 하늘

오전 맑은 햇볕은 얼마나 싱그러운 세상을 가져다주었을까.


그 아름다운 시간,

귓가에 들린 것은



탕!



그녀의 시간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