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를 만나다] 숨고가 만난 36번째 사람
창업을 하면 정말 일에 끝이 없어요.
하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내 일이니까 힘들어도 성취감이 커요.
숨고가 만난 서른여섯 번째 사람
스몰 인테리어 전문, 홈앤띵스
혹은
숨고 도배/장판, 바닥재 시공 고수, 김민우
<홈앤띵스>라는 스몰 인테리어 전문 업체 소속이에요. 토탈 인테리어보다는 부분 인테리어, 특히 도배/장판, 바닥재 시공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요. 도배, 장판, 그리고 바닥재만 바꿔도 집이 완전히 새롭게 거듭날 수 있거든요. 집 안이나 어떤 공간에 딱 들어갔을 때, 도배/장판, 바닥재가 육안으로 보이는 면적의 70% 정도를 차지하니까요. 최소한의 예산으로 눈에 띄는 인테리어 효과를 누리고자 하는 분들에게 맞는 서비스에요.
예산 측면에서도 '스몰'이라 할 수 있지만, 고객 입장에서 고민거리 등이 적은 면도 있어요. 도배, 장판, 바닥재 모두 컬러 등 자재만 고르면 끝이니까요! 취향에 맞는 색상을 고르시면 저희가 고객이 생각하시는 컨셉과 예산에 맞는 브랜드를 추천해드리는 식이죠.
보여주기 식의 거창한 인테리어를 지양해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리려고 집 예쁘게 꾸미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내가 살기 편하고 깨끗하면 된 거고... 그래야 다른 쪽에 더 투자할 여유도 생기는 거잖아요. 굳이 큰 돈 들여서 엄청나게 수리를 하고 전체 인테리어를 바꾸는 게 낭비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특히 집을 매매하실 때 많이 느끼실 거예요. 내 아파트에 인테리어에 3천만 원 들였다고 집 팔 때 옆집보다 3천만 원 더 받을 수 있는 게 아니거든요. 많이 얹혀 받아봤자 500만 원 정도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해요. 현실이 그러하니 적절한 예산으로 도배, 장판, 바닥재만 바꾸어서 새로운 인테리어 효과를 누리는 게 실속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에요.
원래 인테리어와 상관없는 일을 했었어요. 전공도 컴퓨터공학과였고요. 졸업 후 전산 관련 일을 10년 넘게 했어요. 주변에 지인이 인테리어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관심 있게 지켜보며 주말에 조금씩 일도 도와주곤 했어요. 점점 현장 일도 많이 하면서 경험이 쌓이던 중 사업 준비가 되었다 생각했을 때 인테리어 업계에 뛰어든 거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일종의 퇴사 준비를 했던 셈이네요. 인테리어 일을 본격적으로 한 건 이제 3~4년 되었어요.
현장 일부터 모든 부분을 다 경험해보려고 노력했어요. 욕실 수리부터 목공 일까지, 기본적인 일들은 너무 복잡한 작업이 아니라면 다 할 줄 알아야 한다 생각했어요. 간단한 일도 다 외부 인력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 되면 돈은 돈 대로 들어가고 제대로 공사 마무리하기도 어려울 것 같았거든요.
인테리어 사업도 경쟁이 치열하잖아요. 가격 단가가 낮아질 수 있고, 마진도 줄겠죠. 급한 일은 제가 직접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직장 다니면서 지나가는 말로 "아, 일이 끝이 없어"라고 하잖아요. 창업을 하면 정말 일에 끝이 없어요. 직장 다닐 땐 신경 쓰지 않아도 되었던 자잘한 일들에 많이 치이곤 해요. 책임져야 하는 것들도 많고요. 첫 창업이면 신뢰할 수 있는 동업자가 있어야 든든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저는 혼자이다 보니 부담감이 아무래도 크죠.
하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내 일이니까 힘들어도 성취감이 커요. 그 외에 장점은 솔직히 잘 모르겠고요. 하하. 그만큼 창업이라는 게 힘든 것 같아요.
모든 프로세스를 모듈화 시키려고 해요. 시스템화 시키는 거죠. 실수 없이, 정확하게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이요. 시공이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모든 걸 컨트롤하는 사령탑 역할을 제가 주로 맡죠. 현장 관리는 매니저님이 따로 계시고, 저는 주로 책임자가 필요한 일을 많이 처리해요. 사무실에 있는 시간이 많고요.
인테리어 시공이라는 게 앞 단계에 문제가 없어야 그다음 뒷 단계를 할 수 있고 각 단계마다 스케줄이 미리 조율된 인원이 정해져 있으니까요. 도배만 하더라도 32평 시공하려면 4명의 인부가 필요한데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큰 손해가 발생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리스크 관리를 위해 프로세스 정립과 고도화에 신경을 많이 써요.
자제에는 기본적으로 신경을 써요. 저희도 여러 곳 시공을 해보면서 "이런 환경에서는 이 자재가 비용 대비 가장 좋다"와 같은 노하우가 쌓였는데 이게 큰 도움이 돼요. 벽지만 해도 하나의 회사에서 나오는 게 1,200종 정도가 되는데 벽지 브랜드도 LG, 신한, 개나리 등 여럿이잖아요. 수만 가지 벽지 종류에서 고객이 직접 딱 맞는 걸 고르기는 사실 어렵고 저희가 잘 추천해드려야 하거든요.
고객분들이 보시는 건 아무래도 자재와 금액, 이 두 가지잖아요. 그래서 시공해봤던 제품들 중 가격 대비 하자가 적은, 그래서 실패 확률이 적은 자재를 쓰는 거죠. 업체의 경험치가 여기서 발휘되는 것 같아요.
저희는 특히 도배 시공에 자신이 있어요. 바닥재는 상대적으로 평평한 곳에 제품을 까는 거라서 누가 작업하더라도 결과물이 비슷할 수 있지만, 도배는 다르거든요. 도배도 새 아파트라면 누가 해도 깨끗하고 예쁘게 벽지가 나올 수 있지만, 오래된 아파트는 잘 하는 도배장이가 꼭 필요해요. 오래된 집은 벽 자체가 오래되면 울고 천장도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도배 실력이 안 되면 벽지 바르고 났을 때 깔끔한 마무리가 안 나와요. 몰딩 부분도 더 신경 써서 커팅 해야 하고요.
결국 실력 있는 도배장이 분들이 네트워크 안에 많이 계셔야 하는데 저희는 이 부분에 투자를 많이 해왔거든요. 그래서 고객이 딱 보고 느끼실 만큼 마무리가 깔끔한 벽지 교체를 도와드릴 수 있어요. 낡은 집이라 어려운 시공인 경우 현장에서 마무리하신 후 제가 고객보다 먼저 꼭 시공 마감을 확인해요. 꼼꼼하게 미리 보고, 고객에게는 제가 검증한 결과물만 보여드리는 거죠. 확실히 제 눈에 괜찮으면 고객 눈에도 괜찮고, 그렇더라고요.
요즘은 더더욱 까다로운 고객이 많은 것 같아요. 온라인에서 정보도 많이 찾아보시니까요. 한편으로는 그만큼 서비스에 만족하시면 주변에 소개해주시는 경우도 많아요. 이럴 때일수록 저희는 입소문, 추천 효과를 얻기 위해 더더욱 품질 관리를 해서 고객에게 만족을 드리려 노력해야겠죠.
저희가 자신 있는 벽지 시공할 때 오래된 빌라나 낡은 아파트는 벽면이 울퉁불퉁하니까 거실 벽면 전체에 부직포를 돌려드리는 걸 서비스로 해드리기도 해요. 부직포를 돌리고 도배 시공을 하면 마감이 다르거든요.
인테리어는 트렌드를 많이 타니까 이런 것도 많이 연구하고 있어요. 7~8년 전까지만 해도 강화마루를 많이 찾으셨었는데 요즘에는 장판+강마루 조합으로 많이 하시니까 여기에 집중하는 식으로요.
스스로 고객과 만날 때 이것저것 재지 말자는 다짐을 해요. 최소한의 기준만 정해두고 고객의 요청사항이 여기에 부합하면 최대한 맞춰서 시공해드리는 거죠. 너무 실익을 계산하지 않으려 해요. 제가 계속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으면 결정적인 순간에 고객도 그걸 느끼시고, 서로 불편해질 수 있거든요. 주어진 조건 하에서 제가 최선을 다하면 그 진심을 고객도 느끼시더라고요.
직원이나 함께 일하는 도배공 등 파트너 분들을 대할 때에도 마찬가지예요. 왜, 속담에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고 하잖아요. 그렇게 행동하면 그분들도 제가 힘들 때 저를 뱉어버리겠죠. 어려운 순간에 언제든 유혹이 있을 수 있지만 좋은 사람을 붙잡으려면 신뢰가 필요해요. 결정적인 순간에 등 돌리지 않는 거죠. 사고가 생겼을 때 책임을 전가하거나 탓하지 않고 제가 책임지는 거예요. 한 번 어기면 그동안 쌓아온 신뢰나 관계들이 한 번에 와르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경계해요.
아직까지 <홈앤띵스>는 여러 도배 업체 중 하나라 할 수 있지만 앞으로 이 이미지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키고 싶어요. 토탈 인테리어 쪽으로 확장해나가겠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고요. 도배, 장판, 바닥재 전문 시공 업체로서요. 현재 지역도 일산 고양시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전국 단위로 확장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일 외에, 개인적으로는 소설책을 쓰고 싶어요. 누구나 본업과 전혀 상관없는 꿈이 있을 수 있잖아요. 저는 제 소설책을 출간해보고 싶어요.
숨고에는
당신이 망설이고 있는
시작을 먼저 경험한
고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