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를 만나다] 숨고가 만난 32번째 사람
저는 일상에서 작지만 소소한 것들을
잊지 않는 기타리스트가 되고 싶어요.
숨고가 만난 서른두 번째 사람
기타리스트, 최정규
혹은
숨고 기타 레슨 고수, 최정규
안녕하세요. 저는 밴드 <생선이 하품하네> 멤버이자 기타리스트로 활동을 하고 있는 최정규입니다. 저는 꾸준히 저희 밴드의 음악 작업을 하면서도 더블 K, 나몰라 패밀리, 페이지, 연규성, Knave, Nior, 지산 등 다양한 뮤지션들과, 드라마 OST, 방송, 뮤지컬 세션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그리고 틈틈이 숨고에서 통기타, 기타, 베이스 기타 등 다양한 기타 레슨을 하고 있고요.
중학생 때 우울증이 있었어요. 상담치료를 받을 만큼 힘든 시기를 학창시절 보냈죠. 그런데 제가 항상 밴드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기회가 돼서 고등학교 때 드럼을 배우게 되었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레슨 선생님의 개인 사정으로 드럼 레슨을 이어나가는 게 어려워졌죠.
중간에 드럼을 그만두는 게 아쉬워서 다른 악기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고, 제가 선택했던 게 베이스 기타였어요. 그런데 예나 지금이나 베이스 연주자는 별로 없거든요. 아쉽지만 기타를 전공하고 있는 형한테 배우기 시작 한 게 첫 시작이었어요. 기타를 조금씩 배우기 시작하면서 (사실 음악을 시작하면서) 삶에 활력을 가지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음악을 통해서 우울증을 극복하게 되었거든요. 그 이후에 음악이 좋아서 자연스럽게 실용음악학과를 졸업하고 꾸준히 지금까지 음악 활동을 하고 있어요. 드럼이랑 기타를 배운 시간이 저의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거죠.
기타는 다른 악기와는 달리 "낭만이 있는 악기"인 것 같아요. 기타는 다른 악기, 특히 피아노 처럼 깨끗하고 깔끔한 소리가 아닌 약간은 거칠면서도 투박한 연주감과 음색을 가지고 있거든요. 기타의 매력은 바로 이거에요. 그래서 기타로 연주하는 곡마다 이런 멋스러움이 묻어나는 것 같아요. 또 휴대가 간편해서 자신이 원하는 곳 어디든지 기타를 갖고 다니면서 연주가 가능하다는 점도 기타의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 해요.
기타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자면,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탑 밴드> 시즌 1에 출연했을 때가 먼저 떠올라요. 처음 저희 <생선이 하품하네>밴드를 알리고자 방송 출연을 도전했던 거였는데, 방송이 끝나고 나서 팀워크가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팀원들끼리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는 계기가 되었어요.
또 방송을 통해서 "우리의 음악이 대중에게 인기가 있구나. 우리 음악을 좋아하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자신감도 많이 생겼어요. 그래서 당시에 탑 밴드에 도전했던 것 자체가 기억에 많이 남고 뜻깊고 의미 있었어요.
레슨을 처음 시작한 건 대학교 1학년을 마치고 휴학을 했을 때에요. "어떻게 진로를 결정해야 할까.",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한참 할 때였거든요, 당시에는 걱정이 많았어요. 그래서 고민 끝에 실용 음악학과에 다니기도 하고 기타를 치고 있다 보니 그중에서도 제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었던 게 기타 레슨이었어요. 그래서 21살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기타 레슨을 시작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저는 여러 가지 기타를 가르쳐 드리고 있어요. 클래식 기타부터, 통기타 일렉기타 이렇게 3개 정도 레슨을 진행하는데, 가장 간단하고 단순하게 설명을 해드리자면 각 기타의 차이는 소리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클래식 기타와 통기타는 겉보기에는 똑같이 생긴 것 같지만, 클래식 기타는 줄이 나일론, 통기타는 스트링(쇠줄)을 이용하는 악기에요.
물론 3가지 각각 기타의 종류마다 연주하는 주법이나 스타일들이 각기 다르지만, 한 가지 기타를 배워 놓는다면 다른 종류 기타로도 얼마든지 적용이 가능해요. 그리고 다른 종류의 기타로 새로운 주법을 배우는 것 또한 훨씬 수월하고요. 기본기만 어느정도 다룰수 있다면 비교적 쉽게 변주를 주어 기타 연주를 할수 있어요.
저는 직장을 다니지 않다 보니, 매일이 같지 않고, 조금씩 달라요. 평소에는 저희 밴드의 음악 작업과 녹음을 진행하고 있고, 일정에 따라서 다른 뮤지션 분들의 세션으로 기타 연주를 하기도 하죠. 그리고 기타 레슨을 하면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기도 하고요. 요즘은 작업실을 꾸미는 것에 빠져서 소소한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평소에 머리를 쓰거나 창의적인 일들을 많이 하다 보니, 평소에는 영화를 본다거나 혼자서 산책을 간다거나 교외로 나갔다 온다거나 리프레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많이 하는 편이에요.
요즘 저에게 기타를 배우시는 분들은 이미 전에 다른 곳에서 레슨을 받아보신 적이 있는 분들이 많아요. 이전에 레슨을 아무리 받아도 자신의 연주가 잘 늘지 않는다고 느끼는 분들이시거든요.
그리고 기타를 처음 배우시는 분들은 "최종적으로 이런 곡을 연주하고 싶다"라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 밖에도 기타로 작곡을 하고 싶으신 분, 취미 생활로 악기를 배우고 싶으신 분들도 있고요. 다양한 목표가 있으세요.
사실 저에게는 특별한 기타 레슨 방법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없어요. 기타 레슨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에게도 항상 하는 말이기도하고요. 저는 기타 연주에서 특별함을 추구한다기보다는 레슨생 개개인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내용만 가르쳐 드리려고 하는 편이에요.
저의 레슨을 들으러 오시는 분들은 취미로 시작하고 계신 분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수준 높은 연주를 하고자 저를 찾아오시는 게 아니시거든요. 그리고 저도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이 아니다 보니 지루하지 않고 즐거운 기타 레슨을 지향해요. 기타를 배우면서도 항상 재미와 흥미를 잃지 않고, 기타 연주가 스트레스가 되지 않도록 수강생분들에게 음악을 즐기도록 도와드리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대외적으로는 제 자신만의 색깔이 있는 기타리스트이자, 꾸준히 음원 활동을 하는 기타리스트로서 기억되고 싶어요. 제 개인적으로는 나중에 나이 들었을 때 제 자신의 추억하며 기타리스로 좋은 기억을 많이 가지고 싶어요.
사실 저의 꿈은 크거나 거창하지 않아요. 첫 번째는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지지 않는 것. 두 번째는 작은 것들, 소소한 것들을 놓치지 않는 살아가는 것. 이 2가지를 잘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나이가 들수록,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느끼고 동시에 제 자신의 소중함도 느껴가고 있거든요.
그리고 더 나아가서 제 자신이 주변 상황에 심리적인 압박감이나 부담을 느끼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 목표에요.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이나 옳다고 느끼는 것들이 사회적 시선 때문에 주관을 굽히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제 꿈에요.
숨고에는
당신이 망설이고 있는
시작을 먼저 경험한
고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