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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고 Soomgo Apr 13. 2018

숨고 인터뷰) 마술 공연, 마술사 정연형 고수를 만나다

[고수를 만나다] 숨고가 만난 76번째 사람

남녀노소 누구나
마술을 좋아하지 않나요?



숨고가 만난 일흔다섯 번째 사람

마술사, 정연형
혹은
숨고 마술 공연 고수, 정연형



안녕하세요, 간략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마술을 사랑하는 남자 Rich Magic 정연형이라고 해요. 어릴 때부터 마술을 좋아해 동부산대학에서 마술학과를 전공하고, 군대도 군악대 마술병으로 갔답니다. 현재 단국정책영영대학원에서 문화예술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마술 공연, 기획 한국전통 무용과 융복합 공연 진행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어요.

언제 어떤 계기로 마술을 처음 접했나요?

고등학교 1학년때였어요. 친한 친구가 학교 동아리에서 하트 스펀지 마술을 배워서 저한테 보여주는 걸 보고 마술에 빠져 버렸죠. 하트 스펀지 마술은 하트가 한 개에서 두 개가 되고, 두 개가 세 개가 되는 간단한 마술이었어요. 그 친구도 그걸 이틀 배워서 저한테 보여준거였죠. 생각보다 쉽게 배울 수 있는데다 남녀노소 좋아하는 마술이라는 점에 흥미가 생겼어요. 그때 생긴 흥미로 시작한게 어느덧 세월이 흘러 마술에 푹 빠져 살고 있네요.  


현재 마술 활동은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기업행사 공연, 웨딩축하 공연, 모임 마술 공연 등 여러 행사에 맞는 마술 공연이 있어요. 마술 극장 That's okay라는 작품을 3년에 걸쳐 준비해서 만들었어요. 올해부터 선보이고 있는데 다양한 극적 요소가 섞여 있죠. 저글링, 풍선아트, 댄스, 마술, 스모크 쇼등 융복합 공연으로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요. 서커스 묘기도 볼 수 있고, 아이들에게 풍선도 선물하고, 다양한 마술쇼도 선보이죠.

그리고 한국무용 공연과 콜라보한 무대도 준비하고 있어요. 가까운 지인 중 한예종 출신의 무용가가 있어요. 남녀 섞인 한국 무용팀에 계시는데, 한국 무용만 계속 보여준다면 관객이 따분하게 여길 것을 고려하다 마술과 함께 해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로 기획을 시작한 무대죠. 무대 구성은 전통 마술공연을 오프닝으로 하고, 과거로 거슬러갔다는 스토리에 한국 무용이 나옵니다. 그리고 저도 한국 무용의 간단한 안무에 맞춰 함께 틈틈이 마술 효과를 넣죠. 탁자 부양 마술부터 불을 뿜는 마술, 큰 천을 하늘로 올렸다가 무용수를 덮는 극적인 요소를 섞어 관객이 지루할 틈이 없도록 재밌는 공연을 만들고 있어요.



웨딩 마술 공연도 하고 계세요. 어떤 건가요?

점점 주례없는 결혼식이 늘고 있잖아요. 주례가 없다보니 식의 구성이 약간 허전할 수 있는데 요즘 마술 공연으로 채우는 경우가 늘고 있어요. 저도 결혼식에서 하는 마술쇼인만큼 단순한 마술 묘기를 보여주는게 아니라 하나하나 의미를 담아 선사하려고 해요. 보는 이도 즐겁고 주최하는 신랑신부도 뜻깊을 수 있도록요.

축가가 끝나면 제가 나타나 비둘기 마술로 오프닝을 하죠. 비둘기는 평화를 의미하는데, 신랑 신부간 사이가 평화롭기를 기원하는 거에요. 그리고 신랑 신부 앞에서 계속 꽃을 만들어내며 무대를 꽃으로 채우고, 불 마술도 중간중간 선사하면서 뜨거운 사랑을 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해요. 마지막으로 신혼부부가 하객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나 웨딩 사진을 나타나게 하면서 마무리하죠. 


마술 외 다른 커리어나 일을 하신 적이 있나요?

한국 무용 단체인 스윕 아트 컴퍼니에서 공연 기획실장으로 일했어요. 행사랑 축제에 관심이 많아서 축제 리서치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죠. 축제도 평가를 받을 필요가 있어요. 이번 행사가 반응이 좋았는지, 잘 구성되었는지 등 조사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일이에요. 설문지를 나눠주고 평가받고, 돌아다니면서 행사 진행에 대해 평가도 내리죠.



마술을 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적이 있나요?

마술사라는 직업 특성상 일정한 월급을 받는 게 아니라 행사 나가는 만큼 돈을 받을 수 있어요. 처음 정식으로 시작할 때는 행사가 한 달에 1,2번 있을까 말까였죠. 그때 정말 경제적으로도 불안하고, 아무도 날 찾아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고민했어요. 하지만 돈도 돈이지만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이 직업을 계속 해보자는 마음에 밖에 나가 마술공연을 하고, 저를 스스로 알리고 다녔어요. 그러다 보니 점점 행사도 많아지고 공연하는 것도 행복하더라고요.

지금까지 마술을 할 수 있던 매력은 무엇인가요?

마술의 매력은 자신감과 즐거움 같아요. 저만 해도 어렸을 적에는 많이 소심했답니다. 그런데 마술을 배우고 난 뒤부터 외향적으로 바뀌었어요. 마술을 배우면 누구한테 보여주고 싶은게 사람 심리거든요. 보통 배우자마자 가족이나 친구, 회사 동료 등 지인에게 보여주고 싶잖아요. 이런 심리가 자신감 상승에 많이 도움 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누구나 마술을 좋아해서 계속 할 수 있었어요.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나 마술만 보여주면 굉장히 행복하게 웃으시고 신기해하시더라고요. 그런 반응을 통해 저도 힘을 많이 얻죠. 이런 매력 때문에 그만둘 수 없는 것 같아요.

고수님의 마술 공연이 가진 차별점이 있을까요?

모든 마술사가 그렇겠지만 저는 열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절 인터뷰한 기자 한 분이 그러셨어요. "보통 마술사들의 표정은 일관되는데, 정연형 마술사는 정말 순수한 표정을 지으며 마술에 열중한다. 그런 모습이 참 보기 좋다."고 하셨죠. 저는 한겨울에도 땀을 뻘뻘 흘려가면서 마술을 해요. 어느 공연에 가든 관객 모두가 즐거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그리고 행사뿐만 아니라 제 마술 공연 역량을 키우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어요. 대학원에서 문화예술학을 공부하면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공연은 어떤 것인지 연구하고 고민하고 있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관객이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저는 행사 공연이 없으면 정로또라는 이름으로 버스킹 공연을 수시로 나가요. 새로 연구한 마술도 연구할 수도 있고, 거리가 무대라 관객과 쉽게 소통할 수 있어서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되거든요. 어느 날 공연이 끝난 후 할머니 한 분께서 저한테 호두과자를 건네주면서 "내가 줄게 이것밖에 없어서 정말 미안해 학생. 정말 고마워. 내가 요즘 즐거운 일이 하나도 없었는데 학생 공연 보고 정말 즐거웠어. 평생 못 잊을 것 같아. 학생 꼭 성공할거야. 응원할게."라고 하셨는데 정말 저에게 큰 힘이 되는 기억이에요. 스스로 나태해지고 힘들 때마다 이 에피소드를 떠올리며 다시 힘을 내고 있어요.

하루 일상은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행사가 없을 때는 보통 오전에는 개인 여가 생활을 보내고 있어요. 점심부터는 마술 및 문화예술 공부하고, 공연 기획도 하고 있어요. 저녁에는 동료 마술사와 함께 연습실이나 집마당에서 마술 및 저글링을 연습해요. 여유로운 시기에는 가끔 여행도 다니며 쉬고 있죠.

개인적인 꿈이나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저만의 꿈이 하나 있어요. 문화예술 카페를 만들어서 어른들은 어른들에 맞게, 아이는 아이에 맞게 취미를 배우고 사람들과 고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거에요. 아이들은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고, 어른들은 새로운 걸 배우면서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죠. 어른 아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카페면 좋겠어요. 그리고 마술사로서 기술이 뛰어나 잘하는 마술사보다는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마술사가 되는 게 목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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