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를 만나다] 숨고가 만난 12번째 사람
노는 게 제일 좋아.
뽀로로 마인드로 살아 보아요.
숨고가 만난 열두 번째 사람
광고사진촬영 작가, 강우근
혹은
사진 촬영 고수 & 스튜디오 주인장, 강우근
개인적으로 달라진 건 분명 많아요. 99년도에 사진을 시작했어요. 사진을 전공하고, 보조부터 시작했죠. 사진이 너무 좋아서 시작한 건데 처음에는 몸도 고되고 너무 힘들었어요. 지하철, 버스 타고 스튜디오 가서 이래저래 잔심부름들 처리하다 보면 정말 녹초가 되곤 했죠. 그러다가 2005년도부터 차를 끌고 다닐 수 있는 소위 짠 밥(?)이 찼죠. 제 차 주차할 공간도 있고. 그러다 몇 년 전부터는 직접 스튜디오도 차리고 사장이자 실장이나 포토그래퍼가 되었죠. 변하지 않은 건 여전히 사진을 정말 좋아한다는 거예요. 힘든 일도 많았지만 손에 놓지 않았던 이유죠.
저 뿐만 아니라 사진 시장도 많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진짜 다 필름 사진이었잖아요. 지금은 다 디지털이지만. 예전에는 필름 갈아 끼우고, 필름 현상소 가서 맡기고, 인화 다 되어서 나온 거 찾고. 이게 다 어시스트가 하는 일이었죠. 맨날 발에 땀나게 뛰어다녀야 했죠. 사진 찍을 때 필터도 지금 같이 버튼 하나 누르면 되는 게 아니잖아요. 진짜 필터를 렌즈 앞에 끼우는 거였지. 사진 이론 공부, 사진 장비 공부가 필수였고, 사진사라는 게 상대적으로 전문적인 직업이었죠. 지금은 누구나 쉽게 찍을 수 있는 게 되었지만요. 대신 요즘에는 디지털 사진이다 보니 사진 보정, 사진 편집이 특수 분야로 그 덩치가 커졌죠. 이것도 완전히 분업화되어 있어요. 저희 같은 스튜디오에서 사진 보정/편집까지 다 마무리하기도 하지만, 광고대행사에서 최종 터치를 해서 광고물을 마무리하는 게 일반적이에요.
사진 찍는 사람들은 다 포토그래퍼라고 할 수 있겠죠. 그냥 사진의 종류가 광고 사진이냐 아니면 순수예술(Fine Art)이냐의 차이겠죠. 광고사진작가는 광고주 프로젝트가 주된 일이고, 순수예술사진작가는 전시회나 작품 판매가 수입원이고요. 저는 주로 광고 사진을 찍어요. 잡지, 카탈로그 등 지면이나 옥외광고에 들어가는 그런 사진들이요. 학동역 근처에 스튜디오도 운영하고 있어서 엄청 큰 규모만 아니라면 웬만한 광고 사진 촬영은 다 저희 스튜디오 내에서 소화하고 있어요.
광고대행사와 일할 때도 있고, 광고주와 직접 일할 때도 있어요. 프로젝트마다 달라요. 예전에는 홈쇼핑 카탈로그 작업도 주로 했었어요. 왜, 홈쇼핑 카탈로그에서 연예인 모델들도 나오고 그러잖아요. 당시 스튜디오 내부에서 촬영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처음으로 가로수길 등 스트리트(street)에서 촬영하는 것을 시도했었어요. 지금은 스트리트 스타일이 많이 흔해졌는데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답니다. 요새는 장비도 좋아졌고 촬영이 많이 간소화돼서 안 그러는데, 제가 처음으로 스트리트 촬영할 때만 해도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분장 차가 함께 차에 타고서 촬영 장소 근처를 내내 돌아다니면서 찍었어요. 전문 팀 단위로 뭉쳐서 우르르 몰려다녔죠. 그렇게 패션 쪽 일을 많이 했었어요. 요즘에도 패션 쪽 일은 계속하고 있긴 한데, 시장이 변함에 따라 더 다양한 일들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중국에 진출한 디자이너 패션 브랜드 화보 촬영을 다녀왔어요.
정말 다양해요. 여행 광고 전문도 있고, 요리 쪽도 요즘 많이 뜨고 있죠. 결혼/웨딩 업체 쪽 프로젝트도 별도의 분야이고. 인테리어나 부동산 관련 광고사진 시장도 커요. 신발 브랜드만 찍는 작가도 있고요. 시계나 보석 같은 주얼리, 액세서리 사진촬영도 특수한 분야에요. 티파니(Tiffany) 광고사진에 보면 반지가 정말 예쁘게 반짝이게 나오는 것, 그것도 다 사진이 나쁘면 아무리 보정해도 그렇게 나올 수가 없어요. 촬영할 때부터 모델, 조명, 배경 모두 완벽해야만 하죠. 자동차 광고 촬영도 특수분야에요. 자동차 광고사진촬영만 전문으로 하는 스튜디오가 따로 있을 정도랍니다. 자동차 라이트, 옆문, 백미러 등. 빛 반사가 안 되는 부분이 없잖아요. 그냥 아무 데서 대충 찍으면 사진 찍는 사람이 다 비칠 수밖에 없죠. 우리가 광고에서 보는 그런 사진이 다 포토샵(photoshop) 처리돼서 그렇게 멋지게 나오는 거라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사실은 정말 현장의 중요성이 커요. 원판 불변의 법칙이죠.
사실 요즘 사람들은 다 사진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어요. 그만큼 보는 눈도 높아졌고요. 광고사진촬영은 결과물(output)이 정해져 있는 일이에요. 결과물이 다라고 할 수 있죠. 완성도, 데드라인... 모든 것이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어요. 사진촬영 작업을 할 때, 현장에서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죠. 스튜디오 내에서 A to Z를 다 책임져야 하거든요. 어려운 것을 되게 만드는 것, 그렇게 하기 위해 일에 몰두하는 것. 그걸 즐길 줄 알아야 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흡족한 결과물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다 날려버릴 줄도 알아야 하고요. 사진학과, 멀티미디어 학과, 광고홍보학과 등 관련 전공을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제 주변에 사진 하는 친구들도 보면 정말 배경이 다양하거든요. 요즘 사진촬영이 취미이신 분들도 많으시잖아요. 즐기는 것을 놓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제 삶의 모토가 일명 "뽀로로처럼 살자"거든요. "노는 게 제일 좋아!" 인 거죠. 놀듯이 많이 찍고, 정말 즐기세요!
숨고에는
당신이 망설이고 있는
시작을 먼저 경험한
고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