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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고 Soomgo Aug 23. 2018

숨고 인터뷰) 조소 레슨 김남훈 고수를 만나다

[고수를 만나다] 숨고가 만난 백네 번째 사람


내가 느껴지는 대상을 그대로 만지듯이 제작 하는거에요.
막상 해보신다면 그림과는 또 다른 재미를 느끼실 거에요.




숨고가 만난 백네 번째 사람

조각예술가, 김남훈
혹은
숨고 조소 레슨 고수, 김남훈



안녕하세요. 김남훈 고수님, 간략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숨고 <조소>레슨 분야에서 고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남훈입니다. 2년간 홍대 학원가에서 강사활동을 했으며, 현재는 서울 소재 대학 환경조각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조소를 시작한 건 올해로 8년 차이고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다양한 구상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당시에) 숨고를 통해 불상 제작 의뢰가 들어와서 요즘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고수님이 생각하는 조소란 무엇인가요?

제가 전공하고 있는 조소라는 분야는 대중에게 디자인, 회화만큼 잘 알려진 분야는 아닙니다. 흔히 생각하는 미술이라 하면 평면과 입체 두 가지 장르로 크게 나눌 수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면을 주로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조각이 가지고 있는 입체라는 요소는, 평면작품에서 얻을 수 있는 느낌과는 또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게 도와줍니다

조소란 쉽게 생각하면 그림에 깊이라는 요소를 추가한 장르입니다. 깊이를 정확히 재현할 능력이 있다면, 형상이 있는 물체는 거의 대부분 제작이 가능해요. 


고수님은 어떤 계기로 조소를 알게 되셨고, 왜 조소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중학생 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가 미술(디자인)을 해서 같이 미술부에 들어갔던 것이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하던 때에, 당시 그 친구는 계속 미술을 하겠다고 해서 괜히 저도 따라서 미술을 한다고 했었어요.

하지만 미술학원은 다녀본 적이 없었기에 그림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했고, 공부는 제 길이 아닌 걸 잘 알고 있기에 하루하루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던 중 초등학생때 교내 미술대회에서 찰흙으로 독립투사를 만들어 상을 받은 기억이 떠올랐어요. 그 땐 조소라는게 뭔지도 모르면서 정말 희한하게 가슴에 꽂히더라구요. 

내가 평생 해야 하는 길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바로 서산(고향)에 있는 모든 미술 입시학원에 전화를 해서 조소를 배울 수 있는 곳을 찾아봤어요. 하지만 가르치는 곳이 없었고, 결국 고등학교를 입학하면서 서울로 조소를 공부하러 다녔답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무언가를 만들면서 살고 있습니다.^^



고수님이 생각하는 조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좋아하는 영화배우나 캐릭터를 직접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조소라는 분야로 봤을 때 보편적인 매력이에요. 개인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매력은 내가 만든 작품으로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게 가장 큰 매력입니다. 

군 복무중에 후임들과 동기들의 두상을 제작해주고, 완성된 작품을 보고 좋아하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고 뿌듯하고 즐거웠거든요. 만드는 즐거움 말고도 누군가를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건 미술이라는 분야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강생분들께 부모님의 얼굴제작을 추천해드리고 있어요. 어버이날에 부모님 얼굴을 제작해서 선물로 드리고 싶다는 어떤 한 수강생님에게 감명받아서 제가 대부분의 수강생분들께 권유해 드리고 있는 콘텐츠에요. 

고수님께서 제공하시는 레슨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어떤 분야든 초심자가 하기 쉬운 것은 별로 없을거라 생각하는데 조소도 처음 입문하시는 분들은 재료부터 굉장히 낯설어 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림에서는 깊이감을 명암으로 표현하는데, 조각은 실제로 그 깊이를 찾아야 하는 점이 다들 어렵게 느껴지나봐요.

그래서 첫 수업에선 우선 재료에 대해서 설명을 해드려요. 흙의 종류라던가, 조각칼에 대해서 등 조소에 필요한 여러 가지 재료를 설명합니다. 그 후에는 구를 만들며 3D 입체감을 키웁니다. 재료와 깊이에 대해 감을 익히면 설명과 함께 신체 부위를 만들어 보기 시작합니다. 이후의 커리큘럼은 수강생의 목적에 따라서 제가 유동적으로  정합니다.



혹시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이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수강생분은 3D 모델링 프로그램 회사의 인턴이셨던 20대 후반의 남성 수강생이에요. 그 기업의 마케팅팀에서 그룹 레슨으로 신청하셨어요. 취미를 목적으로 7명의 팀원이 퇴근 후 함께 조소를 배우셨어요. 그 레슨에 팀장님도 참가하셨는데 팀장님이 업무로 레슨을 빠지게 되면서 나머지 직원분들도 레슨을 빠지게 되시더라고요.

그런데 7명 중 인턴이셨던 그 분만 유일하게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수업을 나오셨어요. 모든 수업에 출석하신 것도 인상 깊었지만 모르는게 있으면 먼저 물어보셨어요. 모르면 먼저 물어보는 학생은 정말 흔치 않거든요.  

그 학생이 저에게 배우길 잘한 것 같다고 말씀을 해주셨어요. 제가 레슨을 진행하면서 본 가장 뜨거운 열의라 기억에 남기도 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입장에서는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참여해주셔서 가장 고마운 수강생분이었어요.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꿈이나 목표가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누군가 ‘구상조각 잘하는 작가 누구 있지?’라는 질문을 하면 제일 먼저 나오는 작가가 되고 싶어요. 먹고 살기위해 어쩔수 없이 조각을 하는게아니라, 지금처럼 즐기면서 조각을 계속 하고싶어요.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고 하지만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최고라고 생각해요. 모든 걸 다 가진 행복한 조각가가 될거에요.



숨고에는
당신이 망설이고 있는
시작을 먼저 경험한
고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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