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고음 발성부터 배우면 안 되는 이유
[고수의 꿀팁] 보컬 레슨 / 엄도영 고수
인터넷에 올라온 고음 발성법은 맞는 말이에요.
그래서 더욱 위험합니다.
노래방에서 멋지게 고음으로 노래를 부르는 친구의 모습이 부러우셨나요? 아니면 노래 잘 부르는 사람들의 영상을 보면서 나도 멋있게 부르고 싶다란 생각이 들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더 잘 부르기 위해, 더 잘 보이기 위해 인터넷으로 고음 내는 방법, 고음 발성법에 대해 찾아보고 글을 따라 연습을 시작하게 되죠.
그런데 숨고 보컬 레슨 엄도영 고수님은 인터넷에서 고음 발성을 배우는 게 정말 위험한 일이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셨어요. 멋지게 고음을 내고 싶어서 검색하고 연습했을 뿐인데, 인터넷이라서 잘못된 정보가 많은 건가요?
텍스트만으로는 정확한 설명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인터넷에 "고음 내는 방법"을 검색해보면 여러 전문가가 해부학적 지식을 토대로 어느 근육은 어떻게 쓰고, 어느 호흡으로 어떤 부위가 진동하면 고음을 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전문가들의 말이기 때문에 모두 맞는 말이지만, 한가지 큰 문제가 있습니다.
엄도영 고수님께서는 숨고 에디터에게 복식호흡을 예시로 설명해주셨어요. "복식호흡은 배에 힘을 주고 발성을 하는 방법"이란 설명을 들었다면, 배에 힘을 주고 목소리를 내보게 되죠. 그런데 고수님께서 생각한 배와 내가 생각한 배가 똑같을까요? 고수님께서는 아랫배를 말한 것인데 숨고 에디터는 윗배에 힘을 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글로 자세하게, 구체적으로 설명해도 옆에서 바로 짚어주지 않는 이상 전문지식이 부족한 숨고 에디터가 정확히 이해하기란 쉽지 않죠. 그런데 아랫배가 아니라 윗배에 힘을 주고 있지만 내가 정말 제대로 된 부위에 힘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선 확인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뭐야, 이 방법 틀리잖아. 인터넷에 속았네."라고 말하며 다른 게시물을 검색할지 모릅니다.
이 방법을 옳고, 이 방법은 틀리다.
텍스트에 대한 이해가 사람마다 다르니 검색하는 사람은 고음을 내는 여러 방법을 찾게 되고, 운이 좋으면 자신이 정확한 부위에 힘을 주고 호흡하는 발성법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엄도영 고수님께서 가장 위험하다고 한 점이 바로 이것입니다.
내가 고음을 내는데 성공한 발성법을 찾게 된 순간 이전에 실패했던 고음 발성은 모두 틀린 것이 되는 거죠. 엄도영 고수님께서는 이런 생각을 "프레임"이라고 설명해주셨어요. 발성법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발성법이 있고, 각각의 전문가가 다른 발성법을 말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모두 옳은 방법인 것이죠.
내가 고음을 내는 발성법은 찾아 다른 발성법은 모두 틀리다고 판단한 순간부터 진짜 내 목소리에 어울리는 발성법은 만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고음을 내기 전에 전문가를 따라 호흡부터 배워야 해요.
축구를 생각해볼까요? 나는 축구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멋지게 슛을 하고 싶은데 내 상황은 달리기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어떨까요? 먼저 걷기나 달리기부터 연습을 시작하겠죠. 보컬도 마찬가지입니다. 고음을 내기 전에 호흡부터 제대로 해야 하죠. 음악도 해나가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순서가 있고 음역, 즉 고음은 가장 나중에 배울 순서입니다.
발성은 결국 운동과 같습니다. 올바른 자세를 배우고 매일 꾸준히 조금씩 단련하며, 녹화, 녹음을 통한 끊임없는 피드백 운동과 비슷하죠. 그런데 축구는 눈으로 보이기 때문에 좋은 자세를 보고 배우고, 잘못된 자세들을 보며 고치기 쉽습니다. 반대로 발성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고치기가 힘들고, 텍스트로만 공부하기엔 정확한 이해가 어렵죠.
높은 음이 안 올라가요, 소리를 크게 내면 목이 아파요, 소리의 끝이 흔들리고 불안해요. 이런 걱정이 많다면 그 문제만 바라보지 말고 내가 어떻게 호흡을 하며 노래를 부르는지 하나씩 배우고 짚어가세요. 축구에서 멋있는 슛을 하기 위해서 수많은 기초 연습을 하듯이 노래도 마찬가지랍니다. 연습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죠. 이건 확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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