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선해달라고 부탁한 소개팅

#1 바르셀로나의 첫인상

by 들숨날숨

내가 주선해달라고 부탁을 해서 성사시킨 소개팅이었다.

아, 그 정도면 애걸복걸이었다.


구릿빛의 꾸덕해 보이는 초콜릿을 성공적으로 찍은 츄러스를 보는 순간, 베어 무는 상상을 했으니까.

그렇게 츄러스에 꽂힌 나는 스페인에 가고 싶어 졌다. 그런데 나만 그런 건 아니었다.

인기가 꽤나 많았고, 자신도 이를 알고 있는 듯 여유가 넘쳤다.

사람들은 더 조바심이 나는 듯했다. 한정수량 판매랄까.

나는 심지어 울기까지 했다.

싸지 않은 항공권을 이미 끊었고, 그의 언어를 열심히 배웠는데, 정말 만반의 준비를 마쳤는데, 이제 와서 자꾸만 시간이 안될 것 같다고 하는 거다.


9월에 만나고 싶어서 6월에 미리 그의 언어로는 Cita(씨따), 약속을 잡으려고 했다.

그런데 마감이었다. 8월 말까지 모조리. 그 말은 9월에 만나는 건 불가능이고 빨라야 10월이라는 거였다.


음 솔직히 말해서 실제 인기가 톱스타급으로 많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런데 비자 신청을 딱 주 3회 월 수 금 오전에 사전예약으로만 받으니까, 3개월 전 그의 모든 스케줄이 차 있었고, 그의 팬들에게 그는 톱스타 그 이상일 수밖에 없었다. 팬카페에는 그와의 약속을 웃돈을 주고 사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희소성에 암시장은 이미 형성되어 있었다.


한국 팬들은 그의 여유에 최소 두 번 치이는 것이다.

장점이 항상 단점이 될 수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었다.

이 바쁜 세상에서 여유가 있을 수 있다는 건 자신만의 생활 패턴이 확고하다는 말인데,

그 말은 즉슨 다른 사람에게 허용되는 시간은 제한적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벽을 쳐도, 나에게만은 다를 거라고 생각했던 순간. 나는 그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던 순간. 아주 큰 오산이었다.


그렇게 한 번은 그 여유에 반해서, 다른 한 번은 그 여유에 지쳐서 치였고, 초장부터 끌려다니는 처지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