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서울의 첫인상
분명 사전적 의미로는 서울의 첫인상이 아니다.
한국에서 나고 자라 종종 드나들었으며, 대학교 입학 후에는 얼굴이 닳도록 봤으니까. 하지만 처음 보는 인상이었다. 적어도 너무나 오랜만에 느낀 그 생경함은 첫인상과 같았고, 또 차가웠다.
다시 서울을 만났을 때였다. 옛 모습을 떠올리면서 서울의 모습을 상상했다. 새삼 반가웠고, 설레었다.
하지만 오랜만에 본 서울은 이전의 편한 맨투맨에 청바지 차림이 아니었다.
약간 덥수룩하던 머리는 올려버렸고, 셔츠에 정장 바지를 입고 있었다. 괜히 핫핑크색 맨투맨 소매를 접었다가 폈다가 했다. 23살의 서울은 초봉을 얘기했으며, 주식을 말했다. 양 볼은 맨투맨 색깔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놀이공원에 가자고 했던 서울은 그 자리에 없었다. 내가 20살이었고, 수능이란 걸 봤으며, 대학에 합격했으니까 출입증이 주어진 거였다.
흰 셔츠를 입은 서울의 손을 애써 끌고 간 놀이공원 앞. 내가 아는 얼굴은 아무도 없었다. 분명 바르셀로나는 나이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서울과 출입증을 찍어보니, 유효기간이 다 됐다는 말밖에. 놀이공원에서 같이 더블데이트를 즐기면서 솜사탕을 먹던 친구는 CPA, LEET 등의 시험을 공부하느라 도서관에 있었다.
멍하니 놀이공원 앞에 서 있는 내게 서울은 물었다. 시계를 흘끗 보며, 건조한 목소리로. 놀이공원 아직도 가냐고. 자기는 안 간다고. 정 가고 싶으면, 들어가 보겠냐고. 그 대신 전처럼 무료는 아니라고.
핫핑크색 맨투맨은 그래도 들어가야겠다고 말했다. 다른 옷은 챙겨 오지 못했다고.
그렇게 들어가서 먹은 솜사탕은 이전처럼 따뜻하지도, 맛있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