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바르셀로나, 서울, 파리의 싸우는 법
사람마다 들키고 싶지 않은 모습이 있다.
그리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또 너만은 그런 모습까지 사랑해달라고 하고 싶다.
나의 밑바닥이 너에게는 아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흔히들 사람이 싸울 때 그 사람의 밑바닥을 보여준다고 한다.
싸운 이유가 별 게 아니었을 지라도, 싸우는 모습에서 짜게 식을 수도 있는 게 사랑이고 사람이니까.
바르셀로나는 짧게 뜨거웠다.
가끔 학생들이 복면을 쓰고 학교 전체를 폐쇄하는 날들이 종종 있었다.
가끔 기차가, 택시가 파업을 했다.
매일 집집마다 다른 깃발들이, 줄무늬와 별을 번갈아가며 펄럭거리고 있었다.
서울은 방과 후에 종종 뜨겁곤 했다.
가끔 학생들이 수업 끝난 뒤 학교 또는 거리를 점거하는 날들이 종종 있었다.
가끔 기차가, 택시가 파업 예고를 했으나, 1시간 남짓하여 협상 타결 소리가 들려오곤 했다.
휴일에 사람들은 각종 깃발을 펄럭이며 거리에 있었다.
파리는 오랫동안 뜨거웠다.
세 달 동안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기차, 버스, 지하철 그 어느 것도 제대로 운행하지 않았다.
곳곳에서 깃발이, 최루탄이 펄럭이고 있었다.
분리독립, 정치적 문제, 연금제도 등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유를 이해해도,
무언가 마음에 안 들기 시작하면
뇌는 이해하는 것을 멈춰버리니까.
나의 밑바닥이 너에게는 아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네가 좋아했던 나의 모습들은 결국 내 밑바닥 위에 쌓인 것들이니까.
네가 사랑했던
호쾌한 파티를,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일상을,
여유로운 얼굴들을,
한 번쯤은 뒤집어보기를,
그리고 너무 난색을 표하지는 않기를,
그 뒤편에서 숨죽여 기다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