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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들숨날숨 Aug 23. 2023

구황작물로 러브레터를 써주세요

[숨GPT] 일곱 번째 의뢰(2) - 애호박이 되기까지

[숨GPT] 일곱 번째 의뢰.  
구황작물로 러브레터를 써주세요. 
- 투자자 구황작물 -


...

의뢰하신 글 작업이 완료되었습니다.

그 웃음에 그 사탕에
애가 녹더니
애가 타더니
애가 되더니
길가에 핀 민들레마냥 웃어버렸다.
부르지 않아도 굴러가던 농작물 주제에
자꾸만 초록색이 되어간다. 
익어온 세월이 무색하게


시 <애호박이 되기까지> 작가: 김수민 / 투자자: 구황작물 


푹 익어 익어

굴러 굴러

늙어버린

누런 빛깔 호박


넝쿨째 굴러들어왔다

열심히 비질을 하던 재투성이 신데렐라

잘 굴러가는 호박 마차가 생겼다

마차에 엉덩이를 붙이고 십 리도 더 가 

드디어 만난 운명의 왕자님

넝쿨째 굴러들어온 신데렐라에

펌킨이라는 애칭을 속삭였다

왕자님의 펌킨이 된 신데렐라

같이 백마 타러 가자는 왕자님의 한 마디

호박 마차는 버려졌다

먹을 걸로 장난치지 말라는 

계모의 말을 귓등으로 들은 신데렐라

어맛 호박에 줄 그어도 수박이 안되네

칼로 숭덩숭덩 

눈코입을 파더니 

뜨거운 불을 넣어버렸다

길가 아이들의 손아귀에 들려

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 칠 거야! 

자라나는 새싹강도의 협박을 도와줬다

문이 열렸다

보고서는 빙그레 웃더니

달콤한 사탕을 쥐어준다. 

그 웃음에 

그 사탕에

애가 녹더니

애가 타더니

애가 되더니

길가에 핀 민들레마냥 웃어버렸다.

부르지 않아도 굴러가던 농작물 주제에

자꾸만 초록색이 되어간다. 

익어온 세월이 무색하게


작가의 말.

구황작물을 찾습니다!

척박한 땅에도 뿌리내릴 그분을

척박한 땅에도 뿌리내린 당신을


***

[숨GPT] 당신의 상상을 초단편글로

의뢰는 선착순으로 받습니다.

3월엔 3000원, 4월엔 4000원…12월엔 12000원

인스타그램: @1secondnov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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