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의 시선에서 느껴보는 네덜란드
네덜란드에서 맞는 두 번째 가을 아침이었다. 코로나 때문에 오랫동안 재택 근무를 하던 남편은 오랜만에 회사에 가야한다며 한창 거울 앞에서 출근 준비중이었다. 그런 그를 톡톡 뒤에서 두드렸다.
"여보, 이거 봐라?"
그리고 내 엄지와 검지 사이에 끼워진 작은 종이 하나를 가리키며 이야기했다.
"두 줄이야."
처음에는 무슨 이야기인지 다시 한번 되새기는 듯하더니 이내 남편은 활짝 웃으며 온 몸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우리는 그렇게 새로운 가족의 소식을 알게 되었다.
남편이 출근하고 네덜란드 산부인과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대해 알아보기 시작했다. 옆 나라인 프랑스나 독일은 한국 블로그에 사례가 제법 많았는데 네덜란드 임신·출산에 대해서는 손꼽을 정도라 대부분 Expat 커뮤니티나 로컬 웹사이트를 통해 감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먼저 해야 하는 것은 조산사를 찾는 것이었다. 네덜란드에서는 조산사가 여러 의료 기관과 임산부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데,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혈압, 초음파를 보는 것부터 시작해서 여러 1차 진료를 담당한다. 실제로 조산사가 되기 위해서는 4년간의 직업교육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산부인과, 소아과는 물론 해부학과 생리학 등의 과목도 이수해야 한다. (출처: Zorgen.nl)
나는 조산원 두 곳에 문의를 넣었다. 보험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가 계약한 보험사 웹사이트에서 해당 조산사와 계약이 되어 있는지, 평이 얼마나 좋은지 등을 확인할 수 있어서 이를 참고로 해서 두 곳에 연락했는데, 모두 다음 날 바로 답장이 왔다. 이 중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먼저 진료 예약을 잡았다.
이때가 5주차였는데 7주차에 첫 초음파 진료를 보기로 했다.
그리고 GP에게도 의견을 구할 겸 5분 전화 상담을 요청했다. 의외로 네덜란드 의료 시스템이 유럽 내에서는 빠른 편이라 예약하고 이틀 뒤에 전화를 받을 수 있었다. 먼저 축하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근처 조산원 몇 군데 추천해 주었다. 다행히 예약한 조산원이 추천 목록에 있어서 첫 초음파 진료까지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조산원에서 처음 보내준 진료 일정 등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았다. 총 6회의 초음파 진료와 그 사이사이 계속되는 정기 검진들이 눈에 띄었다.
열 달 동안 별 일 없이 이 일정을 마치는 그날을 고대하며 첫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