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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민 Mar 23. 2022

[27주] 느긋하게 주문을 외운다

닥치면 다 하게 되어 있어...

혈액 검사 외에는 특별한 일 없이 흘러가고 있는 임신 27주 차이다. 


임산부라는 사실을 숨기기가 어려워질 정도로 배는 불러오지만 아직까지 돌아다니는 데는 문제가 없다. 아, 5, 6개월 때처럼 왕성하게 먹고 나면 더부룩할 때가 많긴 하다. 아직까진 잘 버텨주고 있는 나의 위장에게 '리스펙트'... 


가장 큰 변화는 시도 때도 없이 느껴지는 태동이다. 이전까지는 낮에는 딱히 태동을 느낄 일이 많지 않았는데 27주에 들어서면서부터 쉼 없이 뱃속 간지럼 당하고 있다. 아직 귀여운 수준이라 자다가 깨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것도 조만간이겠구나, 생각이 든다. 




지난 주말에는 조산원 동기들과 처음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가졌다. 카페에서 모두 'Fresh Mint Tea'를 외치는 우리는 영락없는 임산부였다. 


우리는 신나게 각자의 컨디션, 산전 운동, 산후조리, 출산용품, 육아용품 등등에 대해 수다를 떨었다. 


아기 옷 이야기를 하다 이야기 나온 더치 브랜드 BabyStyling. 근처에 매장이 있어서 가 봤는데 와 진짜 네덜란드st...



여기 대부분 워킹맘들은 3개월이나 늦어도 6개월에는 아이를 데이케어에 맡기려 한다고 했다. 그런데 아직 자리가 난 곳이 없어서 걱정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게다가 고작해야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 정도 맡기려 하는데도 아직도 모두 대기자 명단에 있다고 했다. 


나는 적어도 돌은 되어서 집단 보육 시설에 보낼 계획이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벌써부터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왠지 너무 느긋한 건가 싶었다. 게다가 유모차나 아기 방 꾸미는 일도 모두 대부분 해 놓았다고 해서 - 물론 나보다 주수가 더 찬 산모들이긴 하지만 - 내가 너무 천하태평인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뭐 다들 자신의 리듬이 있는 걸 테니까. 때 되면 다 하게 되어 있을 거다. 그때 되어서 후회하고 있을 진 몰라도... (웃음)


PS. 아, 그래도 유모차 정도는 빨리 사야 하나 싶기도 하다. 한 친구가 (네덜란드 밖의) 해외 브랜드 유모차를 1월에 주문했는데 3월 초에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뜨악했다. 그래, 조만간 육아용품점을 다녀오긴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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