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 대 초에 결혼을 했다. 결혼에 대한 환상도 자격도 조건도 따지지 않았다. 아직 내 꿈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내가 무엇을 하고 싶었는지조차 몰랐다. 그 당시 나는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도 몰랐을 시간들이었다.
나는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나 자신에 대한 정체성도 없었다.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하는지 조차 아무런 생각도 그려본 적도 없었다. 부모님의 지원 아래 주어진 공부를 그냥 하는 것 그 외에는 다른 어떤 것도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남자 친구를 만나면서는 더욱더 아무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냥 내가 좋아하는 남자 내가 좋아하는 사람하고 같이 밥 먹고 같이 다니고 같이 친구들을 만나고 같이 이야기하고 같이 놀고 그 시간들이 좋았을 뿐이었다.
학교를 다닐 때 누려보지 못한 감정들 내가 좋아한다 생각하는 사람과 나를 좋아하는 사람과 서로 떨어져 있지 않고 서로 같이 있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던 시절이었다.
무엇이 그렇게 좋았는지 떨어져 있으면 불안하고 슬프고 너무 보고 싶고 그랬다.
그 어떤 것도 좋은 것이 없었다. 나를 좋아해 주는 내가 좋아하는 그 사람과 같이 있는 그 순간만이 가장 좋았고 가장 행복했었다. 내가 무엇을 하고 싶었던 것보다 그 사람과 함께 같이 있을 수 있느냐 없느냐 그 사실이 그 당시엔 가장 중요했던 것이었다.
그런 모든 것이 내가 한쪽으로 너무 기울어진 집착이라는 감정에 속한다는 것을 그 당시엔 나는 몰랐다.
그리고 그 감정의 대가의 결과는 나름 내가 혹독하게 치루어야 할 과정이라는 것도 그 당시엔 나는 몰랐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과 매일매일 같이 잘 수 있고 같이 지낼 수 있고 같이 공부할 수 있는 그 시간이 사라지지 않는 것만이 나에게 중요했기에 그 외에 많은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을 생각해보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이 집착이라는 작은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 시간이 지나 삼십 대를 넘어서야 겨우 희미하게 볼 수 있었다. 이십 대는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감정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어야 하는 것 이별하지 않는 것 항상 같이 모든 것을 해야 하는 것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하는 것 사랑하는 사람이 내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어야 하는 것 이런 모든 것들이 상대방에 대한 집착의 근본이라는 것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삼십 대를 넘어 사십 대가 지나 뒤를 돌아보니 나에게 결혼은 사랑하는 사람을 내 것으로 만들고자 한 나의 집착의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된 것이었다. 그 집착은 연애 이상으로 넘어 법적으로 묶어버리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 나를 일찍부터 묶어버린 것이었다.
스스로 내가 묶어버린 그 집착의 결과는 내가 성장하는 만큼 내가 책임을 져야 할 일들로 가득 차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결과들은 내가나를 위해 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스스로 내가 막아버린 과정도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나의 집착은 내가 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자유롭게 할 수 없게 내가 원하지 않은 삶의 방식이지만 그 삶의 방식에 굴복해야 하는 것으로 상대방과 나는 서로가 솔직하지 않은 정직하지 않은 마음의 상태로 우리의 삶을 유린해 버렸고 결국은 이혼이라는 선택을 할 수밖에 만든 결과를 낳았다.
나에게 결혼은 사람들이 성장하고 인내를 하면서 기다리고 자신의 본연의 자아 성장과 함께 이루어져 참된 인생의 동반자를 찾는 그런 과정이 생략되어 버린 채 나의 집착으로 인한 선택이었다.
그 선택의 결과 시간이 지난 후 나는 내 선택의 결과를 스스로 아프게 지고 가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면서 상대방에 대한 집착이라는 감정이 결국은 내 인생도 상대방의 인생도 힘들게 만들었구나 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제야 결혼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면서 집착이라는 감정이 결혼에서 배제되어야 하는 결혼에서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결여된 나만의 집착의 감정만으로 결혼을 하는 것에 대한 현실적인 모습들을 솔직하게 담담하게 말할 수 있는 것 같다.
결혼은 상대방에 대한 마음 사랑의 집착이 아닌 건강한 사랑의 감정과 방식 아래 나에 대한 정체성부터 확립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에 대해 솔직한 나의 견해를 말할 수 있는 것 같다.
집착은 나의 모든 생활을 묶어버리고 나의 성장을 묶어 버리며 상대방의 인생도 상대방의 마음도 통째로 토네이도처럼 다 쓸어 묶어버리는 감정이다. 집착이라는 감정은 통제불능으로 나도 상대방도 보이지 않는 폭풍 회오리처럼 묶어버려 그 어떤 성장도 가져올 수 없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왜냐하면 집착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만 끌고 가는 삶의 형태를 취하기 때문에 이기적이며 교만하며 독선적이며 상처로 베어버리는 극단적인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이다.
이 감정이 결혼으로 이어진다면 결혼 생활은 나에게도 상대방에게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모든 잠재적인 성장을 흡수해버리고 멈추어버리게 된다는 사실을 이제야 비로소 알게 된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집착은 상대를 사랑하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의 사랑을 지기키 위해 몸부림쳐 사수한 잘못된 사랑의 방식일 뿐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은 나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나의 사랑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닌 서로의 솔직한 소통으로 이해와 존중과 배려와 인내 속에서 행하여졌을 때 준비가 되는 것이라는 것을 이제야 비로소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