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전혀 다른 스케치로 그려질 수 있다.

인생을 내 마음대로 앞서가려 하지 않아도 된다.

by JHS
20211226_140455.jpg 티마루 바닷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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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퀸스타운으로 워크숍을 가던 중 너무나 예쁜 호수가 있는 마 운크 쿡이라는 호수 근처에서

차가 전복되는 교통사고가 나에게 일어났다.

뉴질랜드 12월 25일은 가장 큰 성탄절 휴가로 모든 상가들은 문을 닫은 이 조용한 날


한 순간 차가 자갈길에 미끄러지면서 핸들은 중심을 잃으며 어린이 공원에서 탔던 다람쥐통 놀이기구가 쳇바퀴 돌 듯 차가 3번을 연거푸 돌아 결국엔 비탈길에 차 지붕이 착륙해버렸다.

운전 20년 경력 속에 처음으로 일어난 사고였다.


혼자 살아남은 기분이 이런 것일까

모든 동작들이 순간 정지되고 흩어진 유리 조각과 여기저기 흩어진 짐들이 눈앞에 거꾸로 매달린 채

반사적인 나의 무의식적인 생각은 차 밖으로 무조건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발로 차 문을 걷어찼지만 쉽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나가지 않으면 차가 더 밑으로 무너질 수 있다는 두려움에 있는 힘을 다해 차를 박차고 나오는 순간 여행을 위해 다들 그 길들을 지나가던 많은 사람들이 차를 멈추고 소리를 지르면서 놀라 다들

내 곁으로 다가올 때 나는 그제야

" 나 살았구나"


한 순간 20여 명이 넘는 뉴질랜드인들의 걱정과 놀라움 속에 나는 둘러 쌓여 있었고

모두가 차의 전복 속에 살아남은 나를
" 메리 크리스마스"

" you are so lucky"

이렇게 인사말들을 건네며 나를 위해 그들은 경찰서에 앰뷸런스에 소방서에 전화하며 상황설명들을 하기 시작했고 나와 여행을 같이 가던 일행들에게 소식을 전하기 위해 전복된 차 속에 남아있는 내 핸드폰을 찾기 위해 힘센 남자들이 다시 들어가 찾아주는 애쓰는 모습을 보며

" 아 나 안 죽었구나."


단지 이 말과 단지 이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사람들의 도움으로 캠핑의자에 부상당한 발을 올리고 숨을 고르게 쉬고 있던 나에게 경찰이 활짝 웃으며 다가오며 건넨말은

" well........... Merry christmas..... How are you?"

이 말에 나도

"Merry christmas..... I am very good." 천천히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이런 답을 건네면서 생각했다.


처참하게 찌그러지고 뒤집어진 차 속에서 내가 살아있음에 감사만 하자

내가 머리도 목도 다치지 않고 발만 피를 흘리며 부상당한 것에 감사만 하자

많은 사람들이 나를 둘러싸고 상황을 알아서 수습하게 해 준 이 상황과 환경에 진심으로 감사만 하자.

사고가 밤도 아닌 한 낮인 12시 17분에 일어난 것에 또한 감사하자.

이 사고가 나에게 일어날 인생 중에 하나였기에 일어난 것이니 받아들이고 문제를 해결하자.


한 순간에 이 생각들로 내 마음을 채우기 시작했고 더 여유가 있게 웃음을 지어 보이며

놀라 달려온 나의 일행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며 혼자 있고 싶지 않았지만

나는 홀로 큰 병원이 있는 2시간이나 떨어진 티마루로 구급차에 의해 이송되었다.


구급차 속에 잠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려오며 나에게 한 순간 일어난 모든 순간에 한국에 있는 부모님이 너무 보고 싶었지만 참으며 나는 용기를 내어

" 괜찮아. 살다 보면 이 정도 사고가 날 수도 있지."

" 이 사고가 일어날 일이었으니 일어난 거지. 내가 더 조심할 걸 하는 자책을 하지 말자."

" 그 어떤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으로 나를 스스로 힘들게 하지 말자. 세상은 역시 내 마음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님을 또 받아들이자."

내가 그린 25일 인생의 스케치는 퀸스타운으로 내려가 이미 잡아 놓은 호텔에서 비즈니스 계획과 실행을 하는 것이었지만 나는 홀로 병원으로 CT 촬영과 잠시 입원을 위해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인생의 스케치로 그려졌다.


많은 사람들이 내일을 위해 달려가고 내일을 위해 희망을 품고 내일을 위해 달려가지만

우리 모두에게 우리가 그리고자 하는 스케치로 내일이 오지 않음을.......

내가 그린 스케치가 아닌 전혀 그리고 싶지도 않았던 전혀 그리고 싶은 마음이 없는 스케치로 종이 위에 그려졌을 때 우리는 그 스케치에서 삶의 재 발견을 해야 함을.......

나에게 다가오는 내일이 나에게 나의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스케치로 다가와도

그 스케치를 받아들이는 나의 용기가 나의 마음과 태도를 바꾸는 일이 더 중요함을......


내가 그린 내일의 스케치는 언제나 다른 스케치로 그려질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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