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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HS Jul 03. 2019

이민의 삶은 휴가철에 오는 여행지 삶이 아니다

우리가 휴가지에서 사냐? 또 다른 전쟁터에서 사는 거지

대부분의 내 친구들은 학교 졸업과 동시에 영국 미국 호주 그리고 유럽으로 다시 다른 나라로 재정착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 모두가 다 같이 볼 수 있는 경우는 한날한시에 한국에 방문해서 한국에서 만날 때 아니면 개인적으로는 국제 비행기를 타고 나라마다 돌아다니면서 볼 수밖에 없는 그리운 친구들을 만나는 것도 힘든 삶이다. 남들이 보면 " 와 정말 좋겠다 돌아다니면서 여행도 하고" 말하겠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정말 너무나 그리운 친구들을 만나고 싶을 때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움 그리움 사랑이 애타는 마음이 가득한 삶이다.

1년에 한 번 정도는 어떻게든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나라를 돌아야 하지만 그 사정이 정말 다들 서로서로 쉽지 않다.  이런 경우 내 친구들은 이렇게 말한다.

 " 우리가 뭐 휴가지에 사냐?  한국에서 사는 사람들이 다들 여기로 휴가 오는 곳이니 그들에게나 휴가지 여행지이지.  " 우리야 삶의 전쟁터에서 사는 거지."


맞다. 내 친구들도 나도 휴가지에 여행 오러 온 것도 아닌데. 오히려 한국에서 사는 많은 분들이 더 활발하게 외국여행을 다니시는 삶을 사는 여유가 있는 것 같다.


해외에서 타국에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언어문화 생활습관 그리고 모든 행동양식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

고도의 이해력과 상황판단력 그리고 타문화에 대한 완벽한 존중의 마음과 태도가 있어야지만 살 수 있다.

그들에게는 내가 소수민족이며  내가 이 곳에 정착한 이민자로 보기 때문에  그들의 모든 사회적 규범 문화 행동양식에 대한 완벽한 철저한 이해를 나에게서만 요구하기 때문이다. 


한국에 비해 빠르게 초고속으로 가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여유 초등학교 때 정말 공부하고 안 하고 놀기만 해도 시험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여유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분위기보다는 수평적인 분위기와 같은 것들이 이민 삶의 매력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민을 오고 싶어 하며 그래서 이민을 결정하고 선택하여 온다. 그러나 그 이면 뒤에는 이민자들의 많은 아픔과 상처들이 많다.


한국서 나름 좋은 학벌에 전공을 하신 많은 분들이라도 언어 때문에 택할 수 있는 직업은 아무래도 여기서 태어난 이민 2세들에 비해 힘든 일들을 많이 할 수밖에 없다.  당장은 먹고사는 부분과 비자 문제 때문에 공장에도 많은 이민자들이 취업을 하신다. 그러나 언어 때문에  젊은 키위 동료들에게 무시를 당하거나 일을 하다 실수가 나면 이들이 취업비자를 가지고 있는 이민을 원하는 자들에게 다 뒤집어 씌우고 손해배상까지 물게 한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갑과 을의 존재가 되어 그 억울함도 다 받아들인다. 왜냐하면 비자가 취소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선택 없는 옵션이기 때문이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그 언어 때문에 Yes를 해야 할 상황에 No를 해서 또는 그 반대로 해서 생각지 못했던 세금을 더 내거나 벌금을 물거나 아니면 경고장을 받는 일들도 많이 일어난다. 


내가 개인적으로 겪은 일 중 가장 많이 힘들었던 것은 폭력이었다.  길가를 지나가면서 나에게 침을 뱉던 고등학교 애들을 가만히 둘 수밖에 없었던 상황. 차 안에서 돌을 나에게 마구 던지며 " Back to your country" 미친 듯이 고함을 지르며 말하는 그들에게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상황들.  내가 운전하는 차 앞에서 내 앞을 가로막아 내가 가지 못하도록 하고 그런 그들의 행동에 나는 너무 두려운 얼굴로 겁에 질려있고 그런 내 얼굴 표정에 더 한창 재미를 받아 나를 위협하는 그 모든 상황들.  내가 아시안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이 무서운 두려운 폭력을 받아들이고 당해야만 했다. 


이 나라도 모두가 평등하다는 법 아래 살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암묵적인 아시안인들에 대한 편견 차별 그리고 백인 우월 주위가 강한 곳이다. 법은 평등하나 삶에서는 그 평등의 분배가 기울어진 불평등의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이민의 삶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마다 이유가 있어서 각자의 추구하는 삶의 방향이 있어서 이민을 선택하고 그래서 해외에서 살아가지만 공통적으로 그 삶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아마 이 부분들일 것이다. 내가 선택해서 내가 결정해서 왔지만 내가 몰랐던 민족 간의 불평등 차별 그리고 언어의 어려움으로 인해 잘못된 것을 잘못되었다고 당당하게 용기 있게 대담하게 말하지 못하는 상황들 분명한 차별을 받고 있지만 그 차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묵묵히 견뎌내야 하는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 아프다고 말할 수도 없도 화가 난다고도 말할 수 없고 슬프다고 말할 수 없어 입에 자갈을 물듯이 잠잠히 재우는 것 외에는 할 수 없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해가면서 언제 이 힘든 시기가 끝나나 애타게 간절하게 시간이 흐르기만을 기다리는 삶을 사는 이들의 삶이 이민의 삶의 진정한 모습이기도 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민의 삶은 환상이 아닌 유명한 휴가지에서 계속해서 살 수 있는 꿈같은 삶이 아닌 내가 때로는 제일 낮은 자리에서 나의 자존심을 다 내려놓아야 하는 나와의 처절한 싸움이 같이 동반된 삶이라는 것을 조심스럽게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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