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발명가

글쓰기로 나를 재발견하다

by 숨은결

요즘 나는 매일 쓴다. 생각지 않은 타이밍에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한 탓이다. 학문적 글쓰기에 적응하기 위해 대학원에서 보낸 몇 년의 시간과의 사투 끝에 이제 익숙해졌다 싶은 순간에,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 오늘로써 첫 주의 7일 내내 일과를 수행하면서 쓴다. 왜 나는 이런 방식의 글쓰기를 택했는가를 되물으면서 일주일을 보냈다. 또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도 생각하면서.


늦은 감이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는 다름 아닌 비평문이다. 사회문화, 사회구조, 맥락 등의 선상에서 분석하고 구조화하면서 글을 쓸 때 비로소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문장과 단어, 글에 녹여서 설계할 수 있고 보여줄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이런 내 사고의 흐름과 방식을 점검하고 다시 생각하도록 도와준 것은 인공지능이다. 단순한 대화 상대로서의 인공지능으로 사용하기보다 내 사고와 그 흐름을 글로 정밀화하고 보완, 수정하는 작업에 인공지능의 분석의 힘을 빌렸다. 이제는 인공지능과 어떤 방식으로 대화하고 협업할 수 있을지 체감하며 배우고 있다.


글을 쓰는 목적에 대해 생각한다. 이전에는 단순하게 생각을 정리하고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형식으로서 일기를 활용했고 꾸준히 써 왔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을 거치는 동안에는 블로그라는 틀에 맞는 글쓰기를 실험했다. 누군가에게 내 글을 통해 나를 드러내는 일은 무척 어렵고 낯설고 거북했다. 차츰 조심스럽게 나를 드러내는 방식을 유지하면서 보이지 않는 이들과 글로 만나는 일은 대학원 몇 년의 고된 일상에서 힐링의 순간이기도 했고 나를 점검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이제 또 다른 형식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 여기서는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첫 주는 단어와 글을 감정으로 읽는 관점으로 몇 편을 작성했다. 계속해서 이 영역을 공부하고 글을 써 나갈 생각인데 아직 구체적인 방향은 탐색 중이지만, 감정으로 읽는 단어와 글이라는 주제는 깊이 파고들 계획이다. 쓰고 싶은 주제는 많지만, 내가 어느 영역까지 소화할 수 있을지 그 글이 이곳에 어울리는지는 조절이 필요할 듯하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최근 몇 년의 글쓰기를 실험하면서 내 자신을 좀 더 알게 되었고, 글로 세계를 설계한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이제야 감각으로 익히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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