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사람들

그날, 그들은 그림이 되었다.

by 숨은결


오늘도 나를 비롯한 마을 주민들은 방파제 앞으로 모여들었다.


소문이 무성했다. 먼바다에서 무언가가 몰려오고 있다고 했다. 소문이 들려온 날 방파제 앞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어른아이 할 것 없이 꽤 모여 있었다. 하늘은 잔뜩 흐리다 못해 먹구름이 잔뜩 끼어서 어두웠다. 파도는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출렁출렁했다. 방파제 앞으로 들이닥칠 것처럼 크게 곡선을 그리는 파도는 위협적이었다.


한쪽에 모여서 수군거리는 사람들의 대화소리가 끊길 듯 들려왔다. 곧 큰 변화가 들이닥칠 거라며 빨리 이곳을 떠나는 게 좋지 않겠냐는 소리였다. 도무지 시간이 흘러도 방파제 앞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허기지고 힘들어 보였다. 그때 커다란 바구니를 들고 근처로 다가오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누가 온 걸까?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제 집으로 가야 한다. 무섭게 비가 쏟아지기 전에 따뜻함이 주는 온기를 느끼며 차를 마셔야겠다. 수평선 끝에는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른들과 같이 외출한 꼬마들의 칭얼거림도 들리기 시작했다. 발걸음을 재촉하는 이들이 늘어난다. 내일도 다시 이 자리에 오게 되겠지만, 오늘은 그만 돌아가자. 성난 파도는 아직도 큰 키를 자랑하며 우리를 쫓아내고 싶어 한다. 파도야, 안녕!

작가의 이전글문학과 예술로 읽는 감정:2.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