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동행하기
감정을 내 언어로 재구성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수확은 자신에 대한 객관화가 조금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서툴고 감추기에 바쁜 색색의 감정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됐고, 아직 그 모든 감정 컬러를 일일이 내 손으로 구분하는 건 좀 더 먼 길을 가야 할 것 같다. 다만, 내 감정을 무조건 숨겨서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일은 삼가자는 다짐은 남았다.
프리다 칼로는 엄청난 고통을 겪으며 수많은 작품 속에 자신을 각인시켰다. 그가 빚어낸 작품들은 보는 이에게도 아픔을 전달할 정도로 생생하게 살아있다. 프리다 칼로는 여러 의미에서 고통스러웠지만, 적어도 그의 감정에 대해서는 매우 솔직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때로는 프리다 칼로의 그림을 보는 일은 좀 괴롭지만, 감정을 안다는 일의 의미를 깨닫게 해 주는 사람이 아닐까?
감정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예술과 드라마, 영화, 애니 등의 영상매체가 내 거울이 되어 주었다. 아마 나 혼자서는 발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내가 나를 본다는 건 산을 오르는 것처럼 다소 벅찬 행위라고 느낀다. 이미 앞서간 수많은 위대한 이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다.
2025년의 내 삶의 흔적의 일부를 브런치스토리에 담아서 방점을 찍고자 한다.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