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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수 Nov 19. 2020

결혼 준비가 막막하다면?

겪어보니 명확하게 보이는 웨딩 가이드라인

눈 깜박할 사이에 결혼을 한 지 1년이 지났다. 정말 올 한 해가 어떻게 지나갔나 모를 정도로 시간이 빨리 지나갔고 어느새 달력은 한 장만을 남겨두고 있다. 친한 친구의 말처럼 슬프게도 2020년에 한 일이라고는 '마스크 쓰기'로 일축되는 것 같다.


친구들의 결혼식은 미루어지고 미루어져 내년으로 연기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 전에 식을 올린 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끼며 한편으로는 묘한 동질감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1년 전의 일이라지만 결혼식에 신경을 많이 쓴 편이라 그런지 종종 인상에 깊었다며 선택의 정보나 진행 과정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 머리 아팠던 결혼 준비, 혹시라도 나의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며 글을 써 내려가 본다.



1. 무엇부터 해야 할까?


나의 경우에는 6개월의 시간적 여유가 충분히 있었다. 물론 더 빨리 준비하는 것도 가능하다. 월마다 해야 할 일을 중간중간에 정리했는데 계속 변동이 되다가 아래는 최종적으로 정리된 버전이다. 바쁘신 분들은 이 표만 봐도 어떤 일들을 해야 할지 충분히 그림을 그릴 수 있으실 것 같다.



여기서 생략될 수 있는 것들도 분명히 있다. 결혼 준비에 앞서 충분히 당사자들 간에 상의를 해 미리 어떤 것들은 하고 생략할지를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며 정리하면 좋다.(더불어 돈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도) 이 표는 참고를 위해 작성은 했지만 우리도 생략한 것들도 있다. 역시나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역시 날짜를 잡고 예식장을 고르는 것이다. 수많은 웨딩 업체 속에서 결정하는 게 어렵다던지 결혼식에 신경 쓰고 싶지 않은 분들은 웨딩 플래너와 함께 준비하는 것도 편리하고 좋다.



2. 어떤 결혼식을 만들고 싶은가?

예식장을 고르기 전에 생각하면 좋을 것은 바로 결혼식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야외에서 할 것인지 실내에서 할 것인지 규모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는지, 또는 반대로 결혼식에 큰 신경을 쓰고 싶지 않은지 하는 것을 잘 생각해본다. 야외로 한다면 비 오는 날의 대비책은 있는지 비가 올 경우에 그것으로 너무 큰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을지 등을 스스로 성향에 맞게 정한다.


하나하나 남과는 다른 결혼식을 꿈꾼다면 그만큼 신경 쓸 일도 많다는 사실을 꼭 아셨으면 좋겠다. 한 번뿐인 결혼식이라고는 하지만 그로 인해 결혼의 당사자들이 너무나 지치게 된다면 더 이상 축하하며 행복한 이벤트가 아니고 의무감에 해야 할 숙제가 되어버린다. 그 안에서 슬기롭게 준비를 하자.




3. 선택의 연속, 결혼 준비


정말이지 살면서 일하는 것 빼고 이렇게 단기간에 선택을 많이 해야 할 일이 있다니 놀라웠다. 여기저기에서 업무 전화처럼 연락이 오고 같이 선택해야 하는 것들도 있으니 다시 체크하고 또 연락하고 하는 일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나마 패션을 좋아하고, 꽃 장식이나 이벤트 플래닝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비교적 즐거워하며 준비할 수 있었다.


취향이 확실하게 있더라도 그 취향에 맞는 업체를 찾아야 해서 검색을 정말 많이 했다. 그러나 사진과 영상은 혼자만의 검색으로 고를 수 있었지만, 후기를 읽어도 잘 모르겠는 부분들(어울리는 메이크업 샵, 드레스, 남성 예복)은 웨딩 플래너를 하고 있는 친구와 함께 했다. 그리고 비용적으로도 플래너와 연계된 업체가 더 저렴하다. 반드시 찍고 싶은 스냅 업체가 없다면 연계된 곳들 중에서 고르면 된다.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저렴한 드레스를 아예 구매하기도 하니 어떤 드레스를 선택할지 미리 생각해보면 좋다.


메이크업과 드레스는 이미지에 어울리는 샵이 있기 때문인지 실제로 내가 미리 골랐던 샵보다 많은 신부를 본 경험이 많은 전문가인 웨딩플래너 친구가 골라준 곳들이 만족도가 더 높았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깔끔하고 심플한 메이크업샵이 마음에 들었는데 실제로는 추천해 준 소녀소녀 한 메이크업을 하는 메이크업샵이 더 잘 어울렸고, 이미지로 봤을 때에는 레이스 장식이 화려하고 볼드한 드레스를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은은한 레이스 장식이 있는 드레스가 어울렸다. 드레스 샵은 내가 고른 곳 1군데 + 추천받은 곳 2군데 이런 식으로 정해서 갔다.



4. 결국엔 케이스 바이 케이스, 남들 말에 휘둘리지 말자.


결혼 준비를 하면서 친구들이 나뉜다는 말들을 한다. 나는 당시에 프리랜서였고 해서 회사 업무로 연결된 관계도 없었고 정말 친한 친구들과만 연락을 하고 있었기에 애매한 인간관계가 없었다. 때문에 그런 말은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내게도 그런 일이 생겼다.


결론적으로는 우리가 모두 다른 사람인 것처럼 새롭게 태어날 가정 또한 모두 다른 모습의 가정인 것이다. 누군가가 감 놓아라 배 놓아라 하면 안 되는 것이고 혹시나 오지랖으로 그런 말을 듣는다면 흘려듣고 말아야 한다.(그게 제일 힘들지만 하려고 노력해본다. 실제로 들었던 말은 “집은 남자가 해 와야지”였다. 네... 그건 본인의 가치관이구요.)


그리고 그럴 때 결혼 준비의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면 답이 나왔다. 상대방과 함께 즐겁고 행복하게 잘 살아보자는 과정이라는 것! 그 사실을 떠올리면 마음이 좀 더 편해졌다.


예물의 경우에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만약에 준비를 한다면 평소 생활 습관에 맞춰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 명품 가방을 사놓고 10번도 채 들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고, 반지를 계속 끼지 않는 사람의 경우에는 끼웠다 뺐다 하며 잃어버릴 확률도 굉장히 높다.(우리 집 이야기입니다. 잃어버렸어요. 다시 사도 또 잃어버릴까봐 못사겠어요.)


그리고 이 글 또한 결혼 준비가 막막할 때 읽을만한 글이지 꼭 이대로 진행할 필요는 없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아무쪼록 결혼 날짜를 잡으신 분들이 코로나 걱정 없이 무사히 식을 올리는 날이 오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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