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순수 Nov 04. 2020

홈파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오히려 파티 피플이 되었다!


10월 31일은 할로윈입니다.

누군가는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도 아닌 것을 왜 즐기는지 모르겠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할로윈 시즌이 되면 유통업계에서는 그에 어울리는 기획들을 마련하고, 레스토랑이나 베이커리 사장님들은 더 많은 손님들을 유치하기 위해 인테리어를 꾸미거나 새로운 메뉴들을 개발합니다. 어느새 우리가 먹고사는데 분명히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결혼한 지 1년 정도 된 우리 부부에게 할로윈은 그저 조금 더 즐겁게 식사를 하는 핑계가 되는 날입니다. 일상 속의 소소한 행사들이 추억이 되고 행복하게 사는 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약속이 거의 없기도 하고 타지로 이사와 서로가 가장 친한 친구가 되어서인지 오히려 연애할 때보다 기념일을 더 잘 챙기고 있습니다. 일종의 '잘 먹고 잘 살기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저희들의 홈파티를 보여드릴게요!



1) 2020 할로윈 홈파티





컨셉은 당일에 갑자기 먹고 싶은 메뉴로 정했기 때문에 의상과 매우 잘 맞는다고는 할 수 없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재밌는 컨셉 사진을 찍었더니 다음날과 다다음날에도 남편이 "아, 어제는 진짜 재밌었다"라고 말해 뿌듯했습니다.


호박 랜턴은 할로윈 분위기를 내기 위해 냉장고에서 거의 방치 중이었던 단호박을 전자레인지로 어느 정도 익힌 뒤 작은 과도로 파냈습니다. 조각하는 데에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과카몰리 소스는 미리 만들걸 생각했더라면 아보카도를 며칠 전에 사 와서 후숙을 시켜둬야 했는데 당일에 정한 메뉴이기 때문에 멕시칸 요리점에서 구매했습니다.(나초칩과 사워 소스는 서비스~) 대신 고기와 토르티야는 마트에서 사 와서 직접 구웠습니다.


모히또는 백종원의 깻잎 모히또를 참고해서 만들었습니다. 딱히 다른 할로윈 소품들로 꾸미지 않고 상차림만으로도 충분히 홈파티 기분을 낼 수 있었습니다. 음악 선정이 중요합니다! 라틴느낌을 내기 위해 Despacito와 같은 음악들을 틀었습니다.



우리의 첫 할로윈 파티룩 "팬더와 조련사"



멕시칸 요리를 먹을 줄 알았으면 멕시칸 스타일로 입어봤을 텐데, 최대한 집에 있던 것들로 연출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검색도 해보고 고민도 하다가 정한 "팬더와 조련사" 컨셉입니다.


팬더 수면잠옷만 겨울 대비로 겸사겸사 구매했고, 나머지는 모두 집에 있던 옷입니다. (모자는 아버지의 낚시 모자 빌려옴)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었는데 그 속에서 새로웠기 때문에 기분이 정말 좋고 음식까지 맛있어서 행복한 날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께도 홈파티를 추천합니다! 저희도 꽤 기억이 좋아서 할로윈이 아니더라도 가끔 주말을 이렇게 보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2) 2019 할로윈 파티


작년에는 친구들과 함께 각자 코스튬을 입고 만나 와인을 마시며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저는 미녀와 야수의 벨처럼 입어봤습니다. 이날도 집에 있던 옷과 앞치마로 최대한 연출했습니다. 이제는 1년이 지나서 이때 좋았다고 같이 또 대화도 나누고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되었나 놀라워하기도 했습니다. 아무 날도 아닌 날이 특별한 날로 변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3) 결혼기념일 파티


그리고 이사 와서 홈파티를 본격적으로 처음 했던 것은 결혼기념일이었는데 음식은 간단하게 스테이크랑 샐러드, 그리고 와인 안주로 치즈+토마토 카프레제를 했습니다. 있어 보이지만 간단한 음식들입니다.


저희 이러고 놉니다..! 다행히 요리를 종종 즐기고 둘 다 맛집 찾아다니기나 새로운 맛이나 맛있는 음식을 접하는 걸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홈파티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귀찮다면 할 수 없었겠죠?


하나하나 모아져서 예쁜 식사 자리가 되는 게 즐겁고, 꽃을 사 오고 케이크를 주문하는 그런 과정이 취미생활처럼 즐겁게 느껴집니다. 사실은 좋아하는 사람들도 함께하고 싶지만ㅠㅠㅠ 올해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끔은 저희도 전문 요리사가 아니다 보니 기대보다 덜한 결과물이 나오기도 합니다. 시행착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럴 때에는 오히려 무엇이 문제였나 어떻게 했어야 했나 찾아보고 대화하면서 열띤 토론을 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매일 같이 있다 보니 연애 때처럼 다양한 대화 주제가 있는 것도 아니라서 공통 관심사(요즘은 요리와 운동)를 찾는 것이 중요함을 느낍니다.


외식을 할 때보다 식비도 아낄 수 있고, 무엇보다 더 질적으로 좋은 식재료들과 와인을 마실 수 있습니다. 이제 요리만 더 잘하면 되는데... 정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글쓴이: 순수

소개: 생각이 닿은 일상을 모아봅니다. 꽃을 만지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씁니다.

https://brunch.co.kr/@soon-soo

작가의 이전글 퇴사 후 여행을 떠난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