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포스팅하면 어쭙잖은 나의 글에 슬며시 "좋아요"를 눌러 놓고 가는 몇 사람이 있다. 별 거 아닌 하트 문양 하나를 볼 때마다 무척 고마웠다. "구독"과 "좋아요"가 영상 제작에 많은 힘이 된다는 뭇 유튜버들의 호소(?)를 들을 때마다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결은 조금 다르지만 지난 5월, 인도네시아를 여행하는 동안 평소보다 훨씬 깊은 울림을 느꼈다.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점점 퇴색하는 기억에 맞서 일상에서 느낀 일렁임을 남겨 놓는 것에 그 의미가 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다시 읽어보면 예전의 나를 회상할 수 있어 좋았다. 그렇게 시작한 글이 누군가에게 공감으로 전해지면 즐거운 일이고, 설령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내 생각을 글로 엮어 놓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일이다.
그런데 이번 한 달 동안의 인도네시아 여행을 하면서 남긴 스무 편 이상의 글에 한 번도 빠짐없이 찾아와 남겨 놓은 누군가의 "좋아요"와 짤막한 댓글은 한국에서 느꼈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아마도 혼자 떠난 긴 여행이라서 더 크게 다가온 것 같다.
글 밑에 슬쩍 묻혀 놓고 간 작은 하트 무늬 하나, 하나에 왜 그토록 마음이 흔들렸을까? 그것은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을 넘어 마치 그들과 함께 여행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혼자이면서도 든든한 친구와 있는 것 같아 씩씩할 수 있었고 외롭지 않았다.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때로는 눈에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도 않지만 그로 인해 가슴이 일렁일 때가 있다. 억겁의 인연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작은 것일 수 있지만 의미 없는 인연은 없는 것 같다. 이역만리 아주 먼 낯선 그곳까지 전해진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그분들께 내가 느꼈던 감사함이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라며 한 글자, 한 글자를 새겨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