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알고 싶은 심리학의 모든 것 | 강현식 지음

by Roi Whang

바넘 효과 : 애매할수록 그럴듯하게 들린다


19세기 말 미국의 사업가이자 쇼맨이었던 바넘은 서커스단의 일원으로 미국 전역을 여행했다. 그는 서커스에서 관람객들의 성격을 알아맞히는 마술로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가 속임수를 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원해 무대로 나갔다. 바넘은 조금도 주눅이 들거나 당황하지 않고 이내 그 사람의 성격을 정확히 맞췄다. 바넘의 비판자였던 수많은 사람들이 그의 추종자로 변했다. 바넘의 놀라운 능력은 미국 전역에서 회자되면서 많은 사람들과 돈을 끌어 모았다. 여전히 그가 속임수를 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그 속임수가 무엇인지 알아내는 데에는 실패했다. 1세기가 지난 후 바넘의 놀라운 능력의 비밀을 밝힌 사람은 심리학자 포러였다.


포러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제작한 것이라면서 새로운 성격 검사를 실시했다. 일주일 후 포러는 학생들의 이름이 적힌 검사 결과지를 모두에게 나눠주었다. 결과지에는 개인의 성격이 묘사되어 있었다. 포러는 학생들이 옆 사람의 결과지를 보지 않게 한 후에, 검사 결과가 자신의 실제 성격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0점에서 5점까지 점수를 매겨보라고 했다. 0점은 ‘전혀 맞지 않다’였고, 5점은 ‘매우 정확하다’였다. 학생들의 점수는 평균 4.26점이었다. 다시 말해 검사 결과가 자신의 실제 성격과 매우 일치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는 중요한 함정이 있었다. 학생들이 받은 결과지는 모두 동일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모두 자신의 성격을 잘 묘사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실험은 여러 차례 반복되었는데, 평균은 언제나 4.2점 근처였다. 바넘 효과는 포러가 밝혀냈다고 해서 포러 효과로도 불린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포러가 학생들에게 나눠주었던 성격 묘사 결과지를 보면 알 수 있다.


당신은 사람들이 당신을 좋아하거나 존경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당신 자신에게 비판적인 경향이 있다. 당신은 장점으로 살리지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비록 약점도 있지만 그것에 대한 대응책을 가지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스스로를 잘 통제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못하다. 때때로 당신은 옳은 결정을 했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하곤 한다. 당신은 변화와 다양성을 선호하지만 한계에 부딪힐 때면 만족하지 못한다. 당신은 자신이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사람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확실한 증거가 없이는 사람들의 말을 수용하지 않는다. 당신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때때로 당신은 외향적이고 붙임성 있으며 사교적이지만, 때때로 내향적이고 사람을 경계하며 위축되기도 한다. 당신의 소원 중 어떤 것들은 매우 비현실적이다. 안전은 당신의 인생에서 주요한 목표 중 하나다.


이렇게 애매한 표현들은 이 세상 어느 누구에게도 적용될 만한 것들이다. 결국 바넘이 사람들의 성격을 잘 맞춘 것도 바로 이런 식으로 성격을 묘사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애매한 상황을 자신의 입장에 맞게 생각한다. 일종의 하향 처리다. 이런 면에서 보았을 때 혈액형에 따른 성격 유형이나 역술과 점술, 타로점 모두 바넘 효과일 수 있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심리 검사를 제작할 때 검사 결과에 바넘 효과가 개입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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