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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6 | FOMO 마케팅의 진화

‘단독 뷰티 상품’이 만든 성장 공식

by Roi Whang

에이블리는 단독 소호몰과 뷰티 브랜드 협업을 통해 소비자 충성도를 높이고 있어요. 단순히 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를 자극한 것이 아니라 플랫폼에 머무르게 만드는 락인 효과를 설계했고 그 위에 SNS와 한정성 맥락이 결합하면서 FOMO 효과가 강화된 사례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합니다.


에이블리에 입점한 소호몰들의 성과는 이를 잘 보여줍니다. 더블콩 거래액이 전년 대비 155%, 데이로제 136%, 애니원모어 90%, 모디무드 52% 증가했죠. 이 브랜드들은 사입이 아닌 자체 기획, 제작 상품을 전개하며 희소성과 가성비를 동시에 확보했습니다. 소비자는 “여기서만 살 수 있다”는 이유로 플랫폼에 머물고 이것이 곧 락인(lock-in) 효과로 이어집니다.


에이블리에서 전년대비 거래액 155% 상승한 더블콩


락인은 플랫폼 경제학에서 중요한 개념이에요. 사용자가 특정 플랫폼 안에서만 얻을 수 있는 가치를 경험하면 다른 선택지로 이동할 이유가 줄어듭니다. 단독 상품은 소비자의 이탈 비용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플랫폼 종속성을 강화하는 구조적 장치가 됩니다.


여기에 FOMO 효과가 어떻게 덧입혀질까요? FOMO는 단순히 단독이라는 사실에서 발생하지 않아요. “언제까지 판매될지 모른다”, “랭킹 1위라 금방 품절될 수 있다”, “SNS에서 모두가 이미 쓰고 있다” 같은 시간적 제약과 사회적 증폭이 더해져야 작동합니다. 에이블리에서 힌스 ‘로 글로우 젤틴트 미니’가 단독 출시되었을 때 거래액이 급등한 이유, 페리페라 ‘하트 포켓 싱글 섀도우’가 단숨에 랭킹 1위를 기록한 이유는 바로 이 조건들이 충족됐기 때문입니다. 단독이라는 구조적 장치 위에서 FOMO가 강화된 것이죠.


이 과정은 신호이론(Signaling Theory)으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단독 뷰티 상품은 소비자에게 단순히 “희소하다”는 의미를 넘어서 “이 플랫폼이 최신 트렌드를 가장 먼저 제공한다”는 강력한 신호로 작동합니다. 이는 소비자의 기대치를 높이고 파트너 브랜드에게도 “에이블리에서 협업해야 가시성을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줍니다.


에이블리 뷰티 카테고리


또한 패션 플랫폼이 뷰티 카테고리로 확장한 것은 '카테고리 확장 전략'의 대표 사례입니다.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전체로 접점을 넓히면서 패션을 넘어 뷰티/일상 전반을 아우르는 생활형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뷰티는 가격 장벽이 낮고 SNS 확산성이 크기 때문에 락인 효과와 FOMO 효과가 동시에 강화되는 최적의 카테고리죠.


정리하면, 에이블리의 단독 전략은 세 가지 층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① 단독 상품 자체는 플랫폼 락인을 설계하는 구조적 장치, ② SNS와 한정성 맥락이 결합할 때 FOMO 효과로 소비 심리를 가속화, ③ 단독 뷰티 상품은 “트렌드를 선도하는 플랫폼”이라는 신호를 시장에 발산. 이 세 가지가 함께 맞물리며 에이블리는 단순한 판매 확대를 넘어 플랫폼 영향력을 강화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가짜 희소성’에 대한 피로감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입니다. 소비자는 단독/한정이라는 말이 반복될수록 무뎌지고 불신할 수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소재, 로컬 아티스트 협업, 사회적 가치 같은 진정한 차별성이 담길 때 단독 전략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장기적 락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Date: 2025.08.27 | Editor: Roi W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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