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세상은 거대한 고아원이다

by 순보

"보잘것 없는 인간들에겐 그래서 <자구책>이 없어.

결국 그렇게 서로를 괴롭히면서,

결국 그렇게 평생을 사는거야.

평생을 부러워 하고, 부끄러워하면서 말이야.

이 세계의 비극은 그거야.

그렇게 서로를 부끄러워하면서도

결국 보잘것 없는 인간들은

보잘것 없는 인간들과 살아야 한다는 현실이지."


"이 아이에게도 당신의 일부가 남아 있을 거라

저는 믿고 있습니다.

네, 지금 제 곁에서 쌔근쌔근 잠들어 있는 이 아이는...

요한과 나, 그리고 당신의...딸이란 생각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많이 밝아진 삶을 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언제까지라도

감사하며 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순보 입니다.


최근 파혼을 당해 힘들어 한다는 글을

라디오에서 들었습니다.

관계라는건 일방통행이라기 보다

'상호보완적'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통보를 받은 이의 마음에 조금 더 공감이 가서 인지

위에서 들은 사연은

'당했다'는 수동적인 표현으로 말하고 싶었어요.


파혼의 이유는 이전 연인의 흔적,

판도라의 상자를 알게 되어서 였습니다.

물론 서로 사귀며 함께 시간을 보낸만큼

말투,식성,취향등이 닮아감에 따라

서로에게 남긴 흔적이 비춰질 수 밖에 없겠지만

아마도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의 흔적이

상처가 되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연애가 힘들고 버겁게 느껴질때,

내 인생에서 전부인것 처럼 느껴질때는

태어나 잠든 저를 보며 숨은 잘 쉬고 있는지 확인 하는

부모님의 모습을 떠올리곤 합니다.


남녀간의 사랑으로

서로의 결핍을 보완하며

사는데에는 한계가 있다는것


내가 부족한 만큼 상대도 불완전한 존재라는것

나의 결핍은 나 스스로 구원할 수 있는

<자구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


상대방에게 이전 연인의 흔적이 남아있더라도

그 사람의 '일부'로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언젠가는 '덕분에'라는 말로

'언제까지나 감사히 여긴다'는 의연한 태도로

인사를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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